"미국에서 한식은 아직 '아주 인기가 많은' 요리는 아니죠.하지만 이탈리아나 프랑스 요리처럼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큽니다. "

CJ아메리카의 햄버거 레시피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미국 아이오와주 출신 짐 칼흔 씨(57 · 사진).CJ제일제당 초청으로 방한한 그는 4일 서울 쌍림동 CJ사옥에서 수상작인 '고추장 버거'를 시연해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햄버거용 고기에 고추장과 각종 양념을 버무린 소스를 얹은 이 요리는 지난해 9월에 개최된 대회에서 200여 출품작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칼흔 씨의 직업은 화가로 요리 전문가는 아니다. 2000년 교회에서 알게 된 한국 출신 퇴역 군인 존 김과 '절친'이 된 뒤 한식에 푹 빠진 '지한파'가 됐다. 불고기와 김치를 즐겨 요리한다는 그는 한국의 전통 소스인 고추장을 활용한 레시피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우연히 참가했다고 전했다.

그는 대회에서 우승한 뒤 김씨와 한국을 방문하기로 약속했지만 그 계획은 영원히 이룰 수 없게 됐다. 김씨가 지난해 말 암으로 세상을 떠난 것."존은 하늘에서 지금 한국에 들어와 있는 나를 보고 기뻐하고 있겠지요?" 칼흔 씨의 표정이 잠시 먹먹해졌다. 그는 다음주까지 아내와 함께 제주와 강원 지역의 명소를 돌아볼 계획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