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저우(溫州)에서 시작된 중소기업 줄도산 사태가 네이멍구 광둥성 등 중국 전역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위안화 가치 상승으로 저부가가치 제품의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고 △정부의 대출 규제로 사채를 쓰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4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원저우에서는 지난 4월 이후 90여개 기업이 문을 닫았으며 이 중 상당수의 사장들이 부채를 갚지 않고 야반도주했다. 저우더원(周德文) 원저우 중소기업협력회장은 "많은 기업 대표들이 고금리의 사채를 끌어다가 홍콩 부동산 및 주식에 투자했다"며 "사장들의 무리한 차입과 투기가 민영기업 줄도산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실제 원저우에서는 2009년부터 다수의 홍콩 부동산 구매단이 조직돼 홍콩의 호화 주택을 사들였으며 일부는 홍콩증시에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인터넷 매체인 텅쉰차이징은 "원저우 위기가 고조되면서 홍콩에서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며 "지난 3일 홍콩증시가 급락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런 중소기업들의 신용위기가 원저우에만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원저우에서 일회용 라이터를 생산하는 황바징(黃拔靜) 사장은 "중앙은행이 긴축적인 화폐 정책을 채택하면서 민영기업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며 "이 위기는 원저우만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도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중소기업들은 은행들이 신용평가를 강화하자 민간 사채업자들에게 연 20~180%의 고금리로 돈을 빌리고 있다.

야오웨이(姚偉) 소시에테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시장이 과열되고 있고 음성적인 대출이 활성화한 네이멍구 지역을,조이 양 미래에셋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중심 기업이 밀집해 있는 광둥성 주강삼각주 지역을 다음 위기처로 지목했다. 그러나 쉬창원(徐長文) 상무부 국제무역연구원 아태연구센터 연구원은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사양산업에 속해 있는 기업들"이라며 "중소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중국의 경제위기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