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세계적 에너지 기업인 셸에 해양플랜트 건조용 후판을 장기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발표했다. 에너지 메이저 기업이 관련 설비용 후판에 대한 장기 공급 권한을 특정 철강사에 내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포스코는 이번 계약에 따라 2016년까지 셸이 발주하는 모든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에 각종 후판을 공급하고,향후 실적에 따라 계약 기간을 5년 연장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세계 각국의 조선 및 설비 업체가 셸로부터 해양플랜트를 수주할 경우 건조 과정에 들어가는 모든 후판을 포스코로부터 조달받아 설비를 제작해야 한다. 회사 관계자는 "계약 조건상 구체적인 공급 물량과 가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해양플랜트용 강재는 혹독한 환경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발주처에서 엄격한 안전기준과 까다로운 품질조건을 요구한다. 그동안 기술 수준이 높고 공급 실적이 우수한 유럽과 일본의 소수 철강회사들이 이 분야를 장악해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포스코 측은 "이번에 셸과 장기 협력 파트너십을 맺은 것은 포스코의 기술력과 품질수준,가격 경쟁력,프로젝트 대응능력,연구 · 개발(R&D) 수행역량 등이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해양플랜트용 강재에 대한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해 -40도에서 용접부의 성능을 보증할 수 있는 고강도 후판을 공급하고 있다. 내년까지 -60도에서도 견딜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계속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