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성수동에 있는 이마트 성수점.주부 김정연 씨(35)가 손잡이 부분에 7인치짜리 모니터가 장착된 쇼핑카트를 앞세운 채 매장에 들어섰다. 이마트 멤버십카드를 모니터에 갖다 대자 '김정연님,환영합니다'란 문구가 뜬다.

이제 본격적인 쇼핑에 나설 차례.맥주 분유 라면 등 구매할 품목은 스마트폰에 깔아놓은 '이마트 스마트카트'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에 있는 '오늘의 쇼핑 리스트'에 미리 등록해 놓은 터.맥주 매대를 지나치자 모니터에 '○○맥주 덤 행사 중''?C?C맥주 5% 할인쿠폰 발행 완료' 등의 메시지가 잇따라 나왔다. 맥주를 사자 이번엔 '안주로 오징어 · 쥐포는 어떻습니까. 지금 1+1 행사 중입니다'란 글과 함께 건어물 코너로 가는 길을 보여준다.

이마트가 SK텔레콤과 손잡고 신개념 쇼핑 카트를 선보인다. 쇼핑 카트에 위치인식 및 실시간 정보수신이 가능한 태블릿PC를 장착,해당 코너에서 진행하는 쇼핑 정보와 할인 정보 등을 알려주는 '스마트 쇼핑'을 구현한 것이다. 이마트는 4일 시범 점포로 선정된 성수점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전국 130여개 전 점포에 '스마트 카트'를 200개씩 모두 2만6000대가량 마련하기로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스마트 카트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소비자들은 지금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필요로 하는 상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똘똘한 쇼핑도우미'를 카트에 태우고 다니는 셈"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카트 사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이마트 멤버십카드나 기존 플라스틱 멤버십카드를 카트에 장착된 태블릿PC에 갖다대면 인증 절차가 끝난다. 멤버십카드가 없다면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인증을 마친 뒤 평소대로 매장을 돌면 그때그때 해당 코너에서 진행하는 할인정보부터 신상품 정보,추천 상품 정보,기존 구매상품에 대한 연관상품 안내,할인쿠폰 수령,포인트 적립에 이르기까지 각종 정보와 서비스가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손세진 SK텔레콤 유통사업팀장은 "와이파이망을 촘촘히 설치한 데다 최첨단 무선신호 송신 방식인 실내측위기술(ZigBee)을 더한 만큼 쇼핑 중 통신 속도가 느려지는 등의 불편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스마트 카트를 통해 수집된 구매 패턴을 분석해 고객이 보다 편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상품 진열과 매장 환경을 바꿔나갈 계획"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스마트카트에 구입 물건을 담을 때 태블릿PC를 통해 결제도 함께 이뤄지는 '셀프 체크-아웃' 기능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오상헌/조귀동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