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여부를 결정지을 분수령으로 여겨졌던 오는 13일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재무장관회의가 취소됐다고 4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 1차 구제금융 6차분인 80억유로 지급이 또 미뤄졌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그리스 정부가 적자감축 목표 달성에 실패하자 추가 구제금융 집행을 연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장 클로드 융커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은 회의 취소 배경에 대해 "각국 정상들이 그리스가 현금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며 "구제금융 차기분 지급 결정은 유럽연합(EU) 등의 그리스 긴축이행에 대한 실사가 완료된 이후인 다음달 중순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구제금융 집행이 또 미뤄지면서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이날 뉴욕과 유럽증시는 그리스 디폴트 우려를 반영하며 각각 2%,3%대의 급락세로 출발했다.

그리스 디폴트 우려로 이날 코스피지수는 한때 1700선이 무너지고 원 · 달러 환율도 1200원을 돌파했다.

코스피지수는 막판 매수세 유입으로 지난 주말보다 63.46포인트(3.59%) 급락한 1706.19에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유럽과 미국 증시 급락 여파로 110포인트 이상 폭락하는 '패닉(심리적 공황)장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하는 '사이드카'가 올 들어 네 번째로 발동됐다.

원 · 달러 환율은 15원90전 오른 1194원에 마감했다. 지난 주말보다 21원90전 오른 1200원으로 출발한 환율은 오전 한때 1208원20전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1200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15개월 만이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주말보다 0.11%포인트 내린 연 3.55%를 기록했다.

전설리/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