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면’으로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야쿠르트가 지난달 코스닥상장사인 의료기기업체 큐렉소를 인수했다.

큐렉소는 지난달 2일 한국야쿠르트를 대상으로 300억원의 유상증자와 200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야쿠르트는 이번 투자를 통해 큐렉소 지분 21.45%를 확보해 큐렉소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BW 행사 이후의 잠재물량까지 감안하면 지분은 약 29%에 이른다.

한국야쿠르트는 내달 4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큐렉소의 신임 경영진을 꾸릴 계획이다. 현재 대표이사인 이경훈 대표는 유임될 예정이다.

<한경닷컴>은 4일 이경훈 대표(사진)와 만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꼬꼬면' 한국야쿠루트 피인수 큐렉소 "나스닥 꼭 갈 것"
◆"나스닥 꼭 간다“


“나스닥은 반드시 갈 것입니다. ‘로보닥’의 세계적인 판매망을 구축하기 위해 자회사 큐렉소테크놀로지를 나스닥에 상장, 자금을 조달하고 해외시장에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큐렉소는 2007년 미국 IBM에서 분사한 인터그레이티드 서지컬 시스템(ISS)의 '로보닥'을 인수했다. 로보닥은 무릎 및 엉덩이뼈 인공관절 시술에 사용되는 수술용 로봇으로 큐렉소의 주력제품이다. 큐렉소는 2008년 로보닥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전세계에 판매하고 있다. 현재까지 70여대를 판매했고, 이중 12대가 국내 병원에 있다.

이경훈 대표는 “현재 나스닥 상장요건은 충족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이 안정되면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스닥 상장은 보통 6~8개월 정도가 걸린다.

연말에는 싱가포르 국립병원(SGH)에 로보닥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싱가포르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의료관광국가”라며 “홍콩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중국 인도 호주를 아우르는 국가로 로보닥을 통해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SGH에 로보닥을 공급한 이후 세계 최대의 인공관절업체인 짐머와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일 예정이다. 큐렉소는 지난 2월 짐머 아시아퍼시픽과 로보닥의 동아시아 진출을 위한 마케팅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국야쿠르트, 집중 지원 약속”

이 대표는 “한국야쿠르트는 헬스케어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또 큐렉소에 대한 집중 지원도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미 큐렉소가 한국야쿠르트의 회사가 됐는데, 지원은 당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로보닥의 장점으로 △시술이력 △특허장벽 △효용성 등 세 가지를 꼽았다. 로보닥은 출시 이후 현재까지 3만여건의 유료시술 이력을 갖추고 있고, 특허 진입장벽으로 휩싸여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세계적으로 FDA 승인을 받고, IBM과 크로스라이선스 계약을 한 수술용 로봇은 다빈치 로보닥 매코 등 세 개 뿐”이라며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에 경쟁자의 등장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효용성이란 로보닥을 이용한 시술 중 수술 이후 현재까지 재시술자 기록이 없을 경우로 뛰어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공관절 시술은 세계적으로 연간 300만건이 손으로 이뤄진다”며 “전세계 평균 수술비용을 무릎 한 쪽에 2000~3000만원이라고 가정하고 로보닥이 이를 10%만 대체한다고 해도 시장 규모는 엄청나다”고 전했다.
이같은 로보닥의 장점과 도약을 위한 큐렉소의 의지, 헬스케어사업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라는 한국야쿠르트의 이해관계가 맞아 이번 투자가 성사됐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한국야쿠르트는 내달 4일 임시주총 이후 큐렉소에 대한 청사진을 밝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야쿠르트가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한 큐렉소 주식 511만5089주는 5일 코스닥시장에 추가 상장된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