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주가 실적 부진과 해외 수주 지연 우려에 10%대 가까이 급락하고 있다.

5일 오후 1시41분 현재 건설업종 지수는 전날 보다 9.77% 하락한 139.45를 기록하고 있다. 종목별로는 현대건설(-12.02%), GS건설(-14.93%), 대우건설(-7.59%), 대림산업(-14.86%), 삼성엔지니어링(-13.48%), 삼성물산(-9.77%) 등이 급락세를 타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주가 급락의 원인으로 해외 수주 발주 지연 우려가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바이유 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향후 해외 플랜트 발주 등이 감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4일 거래된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는 전날보다 0.65달러(0.66%) 내린 배럴당 96.76달러를 기록했다. 나흘 연속 하락세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 등 올해 해외 수주 실적이 가이던스에 못 미칠 것이란 우려가 시장에 돌고 있다"면서 "수급상에서도 일부 기관의 매물이 계속 내놓고 있다는 설이 돌면서 건설주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반기 실적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

한종효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 주요 5개 건설사(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대림산업, 삼성엔지니어링)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11.1%, 6.5% 감소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한 연구원은 "건설주는 시장 대비 변동성이 큰 특성을 보유하고 있어 최근에 불거진 유럽 재정위기, 미국 더블딥 등의 시장 전체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10월에 발표되는 건설사의 3분기 실적과 2011년 신규 수주 목표 대비 달성률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란 판단이다.

하지만 증시전문가들은 해외 수주 발주 우려에 대한 확인 작업과 실적 등 향후 펀더멘탈과 관련된 이슈가 확인될 때 까지는 매크로 변수에 좀더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가가 단기에 과도하게 하락했으나 섣불리 투자에 나서기엔 여전히 리스크 요인이 크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석유화학쪽 경기 사이클이 둔화되면서 유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해외 수주 모멘텀을 지니고 있는 중동 플랜트 시장 축소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해외쪽 발주 문제에 대해 현재 파악된 것은 없다"면서도 "국내 업체들이 상대하는 중동의 국영 석유 회사들은 비중이 크고, 재무 상태가 괜찮아 대금 수령이나 해외 공사 지연 등이 나타날 개연성은 낮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아직은 정확한 확인이 필요한 사안이고, 최근 석유화학 시황 둔화나 글로벌 경기 위축 우려 등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만큼 단기 낙폭과대 인식을 근거로 섣불리 매수에 나서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