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이 대전 둔산동에 대형 유통시설을 짓는다. 내년 하반기에 착공해 2014년 말 완공 목표다. 점포 형태로 백화점 쇼핑몰 아울렛 등을 검토 중이지만,이랜드가 주력하고 있는 신유통채널인 '직매입 백화점'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은 대전 둔산동 정부청사 인근 5602㎡(1700평) 규모의 부지를 최근 공무원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사들였다. 매입금액은 246억원으로 알려졌다.

이 부지는 중심상업지역의 상업용지로 건폐율 80% 이하,기준 용적률 800% 이하,허용 용적률 1300% 이하의 5층 이상 건물을 신축할 수 있는 곳이다. 둔산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판매시설,숙박시설,업무시설 등이 허용된 용지로 백화점 쇼핑센터 대형마트 전문점 등 대규모 점포나 호텔 등을 지을 수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아울렛 백화점 등 유통사업을 서울 · 수도권 중심에서 영남과 호남 등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지만 대전에는 아직 진출하지 않았다"며 "마침 좋은 부지가 적절한 가격에 나와 매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룹에서 레저 패션 외식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유통 · 판매시설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백화점과 아울렛 쇼핑몰 등 구체적인 사업 용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지 유통업계에서는 이랜드가 최근 주력 유통채널로 키우고 있는 '직매입 백화점'인 NC백화점이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직매입 백화점'은 수수료 입점매장 위주로 운영되는 일반 백화점과 달리 백화점이 직접 상품을 사들여 판매하는 직매입 비중이 30~40%에 달하는 점포를 말한다.

이랜드는 지난해 6월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에 직매입 백화점 1호점을 연 데 이어 경기 야탑점,부산 해운대점,서울 강서점을 잇따라 냈다. 또 부산 효원동 굿플러스 쇼핑몰과 광주 충장로 패션몰 밀리오레를 NC백화점으로 리뉴얼해 올해 안에 개점하고,서울 강남 뉴코아아울렛 등 기존 아울렛도 백화점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2013년부터 대전시의 백화점 신규 입점 규제가 해제되는 점도 이랜드의 백화점 진출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대전시는 2003년부터 대규모 점포 신규 등록을 제한하는 '입점관리계획'을 5년 단위로 갱신하고 있다. 당초 대전시내 3000㎡ 이상 대규모 점포의 신규 입점을 제한했고 2008년에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입점을 한정했다. 내년 말 갱신할 때는 대형마트 규제는 지속하되 백화점 신규 등록은 허용할 계획이다.

대전시에는 현재 갤러리아 타임월드점과 동백점,롯데 대전점,세이 백화점 등 4개 백화점이 있다. 이랜드가 백화점을 신축할 경우 2001년 롯데백화점이 진출한 이후 대전시에 문을 여는 첫 백화점이 된다.

이랜드 매입 부지는 대전지역 1위 백화점인 갤러리아 타임월드점 반경 1.5㎞ 안에 있고,롯데 대전점과도 직선 거리 2.7㎞로 가깝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