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RCA 학생 60%는 공학ㆍ경영학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Designed in Korea - (2) 디자인도 '융합' 시대
입학 첫 해엔 여행·해외연수, 교수 강의 대신 토론식 수업…세계적 디자이너 배출 비결
입학 첫 해엔 여행·해외연수, 교수 강의 대신 토론식 수업…세계적 디자이너 배출 비결
지난 3일 찾은 영국 런던 사우스켄싱턴 지역의 영국왕립예술학교(Royal college of Art) 디자인스쿨.이곳은 '산업 디자인의 거장'으로 꼽히는 제임스 다이슨,'아이팟'으로 쓰러져가던 애플을 다시 일으킨 조나단 아이브,크리스찬디올의 수석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 등 걸출한 디자이너들을 배출한 명문대다.
이 학교의 성공요인은 뭘까. 강의실부터 가봤다. 강의실의 특징은 두 가지였다. 먼저 교수가 없었다. 10여명의 학생들이 교수 없이 삼삼오오 모여 기업에서 따온 프로젝트를 놓고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교수가 강의하고 학생은 받아적는 풍경은 1년에 한두 번 정도.입학 첫해에는 아예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거나 해외 연수를 통해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정해진 커리큘럼이나 필기시험도 없다. "이 강의실에서는 오직 토론과 경험,그리고 끊임없는 성공과 실패가 있을 뿐"이라는 게 강의실에서 만난 학생들의 얘기다.
두 번째는 학생들의 전공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혁신디자인을 가르치는 마일즈 패닝턴 교수는 "자유로운 협업,과목 간 벽이 없는 융합 환경이 RCA의 핵심 유전자(DNA)"라고 설명했다. 협업과 융합에 교육의 중점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디자인 전공생보다 공학 자연과학 등 타 학부생을 더 많이 뽑는다. 전공을 묻기 위해 손을 들어보라고 하니 40%만이 디자인 · 예술 전공이라고 답했다. 30%는 공학,나머지 30%는 물리학,수학,경영,통계 전공이다. 패닝턴 교수는 "다양한 전공과 문화,나이,배경이 모여 창의적인 시각이 섞이고 새로운 경험을 주는 디자인이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디자인 회사들도 마찬가지다. 런던에 있는 엔진서비스디자인사는 벤츠,노키아,버진애틀랜틱항공 등 글로벌 업체는 물론 2007년부터는 삼성전자의 미래 디자인 컨설팅을 제공해왔다.
17명의 직원을 둔 이 회사는 디자인,경영,건축,공학,인문학 등 다양한 전공과 배경을 가진 직원을 뽑아쓰고 있다. 설립자 조 히피 씨는 "'디자이너'가 전 경영 과정을 조율하며 이끌어 가장 최적화된 대안을 도출해낸다"며 "경계 없는 '커뮤니케이션'이야말로 선진 디자인이 나올 수 있는 핵심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한국이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얘기다. 지난해 한국디자인진흥원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회사 중 디자인 혁신을 위해 다양한 전공의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24.5%에 불과했다.
런던=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이 학교의 성공요인은 뭘까. 강의실부터 가봤다. 강의실의 특징은 두 가지였다. 먼저 교수가 없었다. 10여명의 학생들이 교수 없이 삼삼오오 모여 기업에서 따온 프로젝트를 놓고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교수가 강의하고 학생은 받아적는 풍경은 1년에 한두 번 정도.입학 첫해에는 아예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거나 해외 연수를 통해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정해진 커리큘럼이나 필기시험도 없다. "이 강의실에서는 오직 토론과 경험,그리고 끊임없는 성공과 실패가 있을 뿐"이라는 게 강의실에서 만난 학생들의 얘기다.
두 번째는 학생들의 전공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혁신디자인을 가르치는 마일즈 패닝턴 교수는 "자유로운 협업,과목 간 벽이 없는 융합 환경이 RCA의 핵심 유전자(DNA)"라고 설명했다. 협업과 융합에 교육의 중점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디자인 전공생보다 공학 자연과학 등 타 학부생을 더 많이 뽑는다. 전공을 묻기 위해 손을 들어보라고 하니 40%만이 디자인 · 예술 전공이라고 답했다. 30%는 공학,나머지 30%는 물리학,수학,경영,통계 전공이다. 패닝턴 교수는 "다양한 전공과 문화,나이,배경이 모여 창의적인 시각이 섞이고 새로운 경험을 주는 디자인이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디자인 회사들도 마찬가지다. 런던에 있는 엔진서비스디자인사는 벤츠,노키아,버진애틀랜틱항공 등 글로벌 업체는 물론 2007년부터는 삼성전자의 미래 디자인 컨설팅을 제공해왔다.
17명의 직원을 둔 이 회사는 디자인,경영,건축,공학,인문학 등 다양한 전공과 배경을 가진 직원을 뽑아쓰고 있다. 설립자 조 히피 씨는 "'디자이너'가 전 경영 과정을 조율하며 이끌어 가장 최적화된 대안을 도출해낸다"며 "경계 없는 '커뮤니케이션'이야말로 선진 디자인이 나올 수 있는 핵심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한국이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얘기다. 지난해 한국디자인진흥원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회사 중 디자인 혁신을 위해 다양한 전공의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24.5%에 불과했다.
런던=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