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들이 탁월한 능력을 갖춰 세계로 무대를 넓히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여성이라는 점에서 여러 가지 도전을 받겠지만 항상 자신을 믿고 보다 열정적인 자세로 극복해나가길 바랍니다. "

리아 서 미국 내무부 차관보(39 · 사진)는 5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재외동포재단 주최 제14차 세계한인차세대지도자대회에서 기자와 만나 "한국계 여성으로서 미국 사회의 편견에 부딪힐 때도 적지 않았지만 나에 대한 가족들의 신뢰와 자신감으로 힘든 시간을 지나올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 차관보는 1960년대 초 미국으로 이민한 서정하 전 콜로라도대 교수의 딸로 콜로라도주 볼더에서 태어난 교포 2세다. 컬럼비아대에서 환경과학을 전공하고 비영리 자선재단 환경프로그램 기획자,국립공원관리청(NPS) 컨설턴트 등을 거쳐 2009년 5월 내무부 차관보에 발탁됐다. 미국의 환경과 자원 관리,문화유산 보존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한국계 여성으로서는 오바마 행정부 내 최고위급 인사다. 서 차관보는 "콜로라도의 대자연 속에서 자라며 환경보호를 자연스럽게 몸에 익혔다"며 "내무부에서 태양열과 풍력 등 그린에너지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 전문가로서 본 서울의 환경에 대해 그는 "10년 만에 서울에 와보니 청계천과 세종로 전체가 많이 변했고 도심 공원이 늘어난 점이 인상적"이라며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 등 삶의 질을 추구하는 모습이 반영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3월 발생한 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에는 안전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서 차관보는 "일본의 사례에서 우리는 안전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자연재해,기후재해의 모든 가능성을 대비한 안전 확보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전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는 것 역시 중요한 교훈"이라고 강조했다. 서 차관보는 오는 12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환경부,서울시 관계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