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포럼] 先物고수들이 잠적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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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늘 변하기 마련…투자에 전가의 보도는 없어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소위 '선물 투자의 달인'으로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고수들이 수백억원씩 날리고 잠적해 버리는 일이 심심치 않게 터지고 있다. 지난달 돌연 사라져버린 신아투자자문 대표부터 명문대 인기학과 졸업생에 이르기까지 면면도 다양하다. 엄청난 수익률을 내세워 적게는 수억원, 많게는 수백억원의 자금을 끌어 모아 굴리던 이들에게 도대체 어떤 일이 생긴 걸까.
처음부터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속여 거액을 갈취한 뒤 줄행랑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은 실제로 지난 몇 개월,길 게는 몇 년간 파생상품 투자로 그야말로 떼돈을 번 사람들이다. 이들은 거래 증권사에서 출력한 자신들의 과거 거래내역(트랙)을 자랑스럽게 공개하고 이를 통해 투자자를 끌어 모은다. 투자자들이 소문을 듣고 돈 좀 불려달라고 제발로 찾아온 경우도 많다.
그럼 실전에서도 실력이 검증된 이들이 어느날 갑자기 거액을 잃고 시장을 떠나는 이유는 뭘까. 우선 파생상품,특히 주가지수 선물의 특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선물 투자는 기본적으로 홀짝 게임이다. 주가지수가 오를지 내릴지 둘 중 한가지를 정해 그 쪽에 돈을 걸면 된다. 투자대상 기업의 수익성 안정성 성장성을 모두 따져야 하는 주식투자에 비해 훨씬 간단하다. 주가수익비율(PER)이니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이니 하는 복잡한 지표를 분석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주가가 올라야만 돈을 버는 주식과 달리 내려도 수익을 낼 수 있고 높은 레버리지로 '대박'도 가능하다.
이런 특성 때문에 투자모델을 만들고 투자결과를 시뮬레이션하기에는 주가지수 선물만한 금융상품이 없다. 그런데 자신이 만든 투자기법을 지난 수년간 선물 데이터에 적용해 시뮬레이션하다보면 수익이 지속적으로 우상향하는 모델을 찾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투자기법을 찾아낸 투자자는 누구든 무릎을 치게 마련이다. 이제 돈버는 건 시간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자신만의 투자기법을 발견해 단기간에 어마어마한 돈을 버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한데 여기서 불행의 씨앗이 싹 튼다. 과거 몇 년간 잘 들어맞던 투자기법이 어느 날부터 수익을 보장해주지 않게 된다. 그 원인은 아무도 알 수 없다. 아마 시장의 성격이 바뀐 탓일 것이다. 더 심각한 건 특정 투자기법이 수명을 다했는지 여부는 상당한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훌륭한 투자기법이라도 단기적으로는 손실과 수익을 반복할 수밖에 없으며 적어도 2~3달간은 적용해 봐야 수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당장 며칠 손실이 났다고 투자원칙을 지키지 않는 건 직업 투자자들이 가장 금기시하는 일이다. 하지만 2~3달 후에는 이미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된 다음이다. 잘나가가던 투자의 귀재들이 무너져 내리는 건 바로 이런 과정을 통해서다. 수산물 이름을 딴 별명으로 한동안 선물 시장을 풍미하던 고수들이 옛날 같지 않은 이유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시장에서 영원히 통하는 전가의 보도는 없다. 일시적인 성공에 취해 칼을 갈고 다듬는 일을 게을리하면 그 칼은 바로 투자자를 겨냥하게 마련이다. 시장 변동성이 춤을 추고 있다. 자신의 무기를 철저히 점검할 때다.
처음부터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속여 거액을 갈취한 뒤 줄행랑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은 실제로 지난 몇 개월,길 게는 몇 년간 파생상품 투자로 그야말로 떼돈을 번 사람들이다. 이들은 거래 증권사에서 출력한 자신들의 과거 거래내역(트랙)을 자랑스럽게 공개하고 이를 통해 투자자를 끌어 모은다. 투자자들이 소문을 듣고 돈 좀 불려달라고 제발로 찾아온 경우도 많다.
그럼 실전에서도 실력이 검증된 이들이 어느날 갑자기 거액을 잃고 시장을 떠나는 이유는 뭘까. 우선 파생상품,특히 주가지수 선물의 특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선물 투자는 기본적으로 홀짝 게임이다. 주가지수가 오를지 내릴지 둘 중 한가지를 정해 그 쪽에 돈을 걸면 된다. 투자대상 기업의 수익성 안정성 성장성을 모두 따져야 하는 주식투자에 비해 훨씬 간단하다. 주가수익비율(PER)이니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이니 하는 복잡한 지표를 분석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주가가 올라야만 돈을 버는 주식과 달리 내려도 수익을 낼 수 있고 높은 레버리지로 '대박'도 가능하다.
이런 특성 때문에 투자모델을 만들고 투자결과를 시뮬레이션하기에는 주가지수 선물만한 금융상품이 없다. 그런데 자신이 만든 투자기법을 지난 수년간 선물 데이터에 적용해 시뮬레이션하다보면 수익이 지속적으로 우상향하는 모델을 찾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투자기법을 찾아낸 투자자는 누구든 무릎을 치게 마련이다. 이제 돈버는 건 시간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자신만의 투자기법을 발견해 단기간에 어마어마한 돈을 버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한데 여기서 불행의 씨앗이 싹 튼다. 과거 몇 년간 잘 들어맞던 투자기법이 어느 날부터 수익을 보장해주지 않게 된다. 그 원인은 아무도 알 수 없다. 아마 시장의 성격이 바뀐 탓일 것이다. 더 심각한 건 특정 투자기법이 수명을 다했는지 여부는 상당한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훌륭한 투자기법이라도 단기적으로는 손실과 수익을 반복할 수밖에 없으며 적어도 2~3달간은 적용해 봐야 수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당장 며칠 손실이 났다고 투자원칙을 지키지 않는 건 직업 투자자들이 가장 금기시하는 일이다. 하지만 2~3달 후에는 이미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된 다음이다. 잘나가가던 투자의 귀재들이 무너져 내리는 건 바로 이런 과정을 통해서다. 수산물 이름을 딴 별명으로 한동안 선물 시장을 풍미하던 고수들이 옛날 같지 않은 이유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시장에서 영원히 통하는 전가의 보도는 없다. 일시적인 성공에 취해 칼을 갈고 다듬는 일을 게을리하면 그 칼은 바로 투자자를 겨냥하게 마련이다. 시장 변동성이 춤을 추고 있다. 자신의 무기를 철저히 점검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