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660선까지 무너진 5일 증시전문가들은 투자심리가 한쪽으로 극단적으로 몰리면서 낙폭이 과하게 나타났다고 판단했다. 대외 악재보다는 수급 등 장중 상황에 따라 낙폭을 키웠다는 것이다.

곽중보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전날에 이어 시장은 혼란스러운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며 "그동안 매수세를 이어오던 연기금이나 투신 등 기관 투자자들도 이날 매도 쪽으로 몰리면서 수급 불균형을 유발, 장중 낙폭이 과하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곽 연구원은 "시장 쏠림현상이 심화되면서 하락한 건설 정유 자동차 관련주는 단기 낙폭이 과대한 측면이 있다"며 "낙폭 과대주 가운데서도 3분기 실적과 한미 FTA 통과 등 모멘텀이 생길만한 자동차 정보기술(IT) 관련주는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도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 등 악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시장에서 과도하게 반응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개장 전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탈리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 'Aa2'에서 'A2'로 3단계 하향조정했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이 위원은 "포트폴리오 조정이나 수급 상의 영향이 외부 요인보다 크게 작용했다고 추정된다"며 "향후 시장 상황이 나아질 때는 낙폭이 과했던 측면을 추스리는 모습이 먼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시장 불안상황은 유럽 쪽 우려가 완화되기 전까지는 반복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이 설명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덱시아 등 유럽은행에 대한 우려가 실물경제에 대한 불안감으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며 "향후 유럽재무장관 회의에서 부실채권 매입과 자본확충 등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안전판을 도출할 수 있을까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6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회의 결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가능성은 낮지만 기준금리 인하나 유동성 지원 부분에 대한 언급이 나와준다면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