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 사진)를 해킹하겠다고 선언했다.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는 구호 시위가 3주째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해커집단이 동참,월스트리트에는 극도의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어나니머스는 지난 3일 유튜브에 "오는 10일 오후 3시30분(현지시간)에 NYSE는 인터넷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동영상을 올렸다. 그들은 또 "그날은 결코 잊을 수 없는 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나니머스는 이전에 일본 소니 등을 해킹한 해커집단이다.

어나니머스는 "뉴욕에서 열리고 있는 시위에 동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들은 "월가 대형 은행의 만행과 잘못된 정치 시스템이 경제적 불평등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CNBC는 이 단체가 전자거래시스템을 해킹할 경우 시장 거래 자체를 방해하는 것이므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시위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17일 이후 현재까지 830여명이 경찰에 연행됐지만 시위는 오히려 확산되는 양상이다. 운송노조와 교사노조 등 노동단체들과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도 참여할 움직임이다.

시위는 뉴욕 등 70여곳의 미국 대도시에서 벌어지고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 등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월가 시위대와 연계된 온라인 사이트 '함께 점령하라(Occupy Together)'는 오는 15일을 '전 세계 항의의 날'로 정하고 동시다발적인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