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의 불길이 그리스 국경을 넘어 이탈리아 포르투갈 벨기에 등으로 번지며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 회사인 무디스는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을 3단계 떨어뜨렸다. 그리스 국채를 많이 보유한 프랑스-벨기에 합작은행 덱시아는 유럽 은행으로는 처음 구제금융 대상에 올랐다. 이 여파로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약세를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무디스는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Aa2에서 A2로 3계단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경제성장이 정체한 상태에서 막대한 부채를 지고 있기 때문에 장기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강등 이유를 설명했다. 이탈리아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120%에 달하며 올해 경제성장률은 0.7%에 그칠 전망이다.

다른 유로존 국가들의 신용등급 하락 경고도 나왔다. 무디스는 성명을 통해 "최고 등급인 'Aaa'를 부여받고 있는 일부 국가만 현 등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포르투갈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추가 등급 강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포르투갈은 긴축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전날 파산설이 나온 덱시아는 유로존 재정위기 발생 후 유럽에서 처음으로 구제금융을 받는 은행이 됐다. 로이터는 프랑스와 벨기에 정부가 '배드뱅크'를 만들어 덱시아를 구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