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3000억 달러 '턱걸이'…무리한 시장개입 '실탄' 바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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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보유액 사용 여부 논란
정부가 위기시 대외 준비자산으로 쓸 수 있는 외환보유액이 지난달 88억달러 감소했다. 3000억달러 선은 유지했지만 유럽 위기로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있어 외환보유액 사용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9월 말 외환보유액이 3033억8000만달러로 8월 말보다 88억1000만달러 줄었다고 5일 발표했다. 한 달 감소액으로는 2008년 11월(117억5000만달러) 이후 2년10개월 만의 최대치다. 한국의 국가별 외환보유액 순위는 7위(7월 말)에서 8위(8월 말)로 한 계단 미끄러졌다.
한은은 "유로화와 파운드화 가치가 미국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이면서 이들 통화 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정부의 '환율 방어 후유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원 · 달러 환율이 1200원에 육박하자 시장 개입을 선언하고 달러를 대규모로 풀어 환율을 끌어내렸다. 한 외환딜러는 "대외 여건이 여전히 불안하다"며 "정부가 시장에 무리하게 개입하면 정작 필요할 때 '달러 부족'에 시달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외화 조달을 독려하면서 '외환보유액 조기 활용론'이 불거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과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정부가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은행들에 달러를 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환당국은 부정적이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외환보유액은 최후의 보루"라며 "외환보유액을 은행들에 빌려주면 국가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계했다. 재정부 관계자도 "외화 차입을 할 수 있는 민간 은행의 대외 리스크까지 정부가 떠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은행들 스스로 책임지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반박했다.
주용석/이심기 기자 hohoboy@hankyung.com
한국은행은 지난 9월 말 외환보유액이 3033억8000만달러로 8월 말보다 88억1000만달러 줄었다고 5일 발표했다. 한 달 감소액으로는 2008년 11월(117억5000만달러) 이후 2년10개월 만의 최대치다. 한국의 국가별 외환보유액 순위는 7위(7월 말)에서 8위(8월 말)로 한 계단 미끄러졌다.
한은은 "유로화와 파운드화 가치가 미국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이면서 이들 통화 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정부의 '환율 방어 후유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원 · 달러 환율이 1200원에 육박하자 시장 개입을 선언하고 달러를 대규모로 풀어 환율을 끌어내렸다. 한 외환딜러는 "대외 여건이 여전히 불안하다"며 "정부가 시장에 무리하게 개입하면 정작 필요할 때 '달러 부족'에 시달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외화 조달을 독려하면서 '외환보유액 조기 활용론'이 불거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과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정부가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은행들에 달러를 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환당국은 부정적이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외환보유액은 최후의 보루"라며 "외환보유액을 은행들에 빌려주면 국가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계했다. 재정부 관계자도 "외화 차입을 할 수 있는 민간 은행의 대외 리스크까지 정부가 떠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은행들 스스로 책임지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반박했다.
주용석/이심기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