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수주 우려에 루머까지…건설株 '와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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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대금 지연…계약 취소" 메신저로 악성 루머 나돌아
"사실 아니다" 해명 불구 대림산업·GS건설 하한가
"사실 아니다" 해명 불구 대림산업·GS건설 하한가
"건설주에 무슨 일 있나요. 대림산업 GS건설이 하한가로 추락한 이유가 뭐죠."
5일 인터넷 증권 관련 게시판에는 이런 내용의 글들이 심심치 않게 올라왔다. 이날 증시에서 대림산업 GS건설이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진 것을 비롯해 대우건설(-7.70%) 현대건설(-9.06%) 등 대형 건설주들이 대거 급락했기 때문이다.
국내 주택건설 경기침체로 인해 해외건설 비중이 높은 이들 대형 건설주에 대한 '매수' 추천이 많았던 터라 투자자들이 느끼는 충격은 컸다.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로 국내 건설사들의 '주 무대'인 중동 시장에 타격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기관을 중심으로 확산됐다"며 "이런 와중에 메신저를 통해 공사대금 입금 지연 등의 루머가 돌면서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엎친 데 덮친 건설주
거래소 건설업종 지수는 이날 9.05% 내렸다. 코스피지수가 2.33% 내린 것과 비교해 하락폭이 훨씬 컸다. 건설업종이 이처럼 급락한 것은 1차적으로 수급이 꼬인 데 원인이 있었다. 기관들은 전날 567억원어치를 팔아치운 데 이어 이날도 1290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건설업종을 담당한 한 애널리스트는 "일부 대형 건설주가 최근 2~3거래일 새 20% 넘게 급락하자 비싼 가격에 매입했던 기관들이 로스컷 물량을 쏟아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장중 메신저를 통해 해외건설과 관련된 악성루머가 퍼진 것도 투자심리를 급격히 냉각시켰다. GS건설과 관련,"아랍에미리트(UAE) 루와이스단지 공사대금 입금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루머가 돈 게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GS건설 측은 "공사대금 입금 지연과 중동지역 발주 취소 루머는 사실무근이며 중동지역 공사는 예정대로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거세지는 건설업황 논란
이날 나돈 루머들은 '뜬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기관들이 건설업황 전망을 불투명하게 보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는 설명이다.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가 약세 영향으로 중동지역의 건설 발주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유로화 약세의 영향으로 앞으로 중동 건설시장에서 유럽 건설업체들에 비해 가격 메리트가 약해질 것으로 보이는 것도 걱정스러운 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건설현장의 목소리는 증권가 시각과 차이가 있다.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발주물량 감소 가능성이 없진 않지만,우려가 과도하다는 주장이다.
정창구 해외건설협회 정책연구실장은 "최근 유가 조정을 받기는 했지만 두바이유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국내 건설사 발주물량이 많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올 재정 계획을 매우 보수적인 시각에서 짜놓은 상황"이라며 "증시가 과도하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동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해외건설 비중이 높은 대형 건설사의 경우 4분기 실적개선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며 "다만 투자심리가 워낙 악화돼 있는 만큼 주가흐름을 조금 더 관찰한 뒤 투자에 나서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5일 인터넷 증권 관련 게시판에는 이런 내용의 글들이 심심치 않게 올라왔다. 이날 증시에서 대림산업 GS건설이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진 것을 비롯해 대우건설(-7.70%) 현대건설(-9.06%) 등 대형 건설주들이 대거 급락했기 때문이다.
국내 주택건설 경기침체로 인해 해외건설 비중이 높은 이들 대형 건설주에 대한 '매수' 추천이 많았던 터라 투자자들이 느끼는 충격은 컸다.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로 국내 건설사들의 '주 무대'인 중동 시장에 타격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기관을 중심으로 확산됐다"며 "이런 와중에 메신저를 통해 공사대금 입금 지연 등의 루머가 돌면서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엎친 데 덮친 건설주
거래소 건설업종 지수는 이날 9.05% 내렸다. 코스피지수가 2.33% 내린 것과 비교해 하락폭이 훨씬 컸다. 건설업종이 이처럼 급락한 것은 1차적으로 수급이 꼬인 데 원인이 있었다. 기관들은 전날 567억원어치를 팔아치운 데 이어 이날도 1290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건설업종을 담당한 한 애널리스트는 "일부 대형 건설주가 최근 2~3거래일 새 20% 넘게 급락하자 비싼 가격에 매입했던 기관들이 로스컷 물량을 쏟아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장중 메신저를 통해 해외건설과 관련된 악성루머가 퍼진 것도 투자심리를 급격히 냉각시켰다. GS건설과 관련,"아랍에미리트(UAE) 루와이스단지 공사대금 입금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루머가 돈 게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GS건설 측은 "공사대금 입금 지연과 중동지역 발주 취소 루머는 사실무근이며 중동지역 공사는 예정대로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거세지는 건설업황 논란
이날 나돈 루머들은 '뜬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기관들이 건설업황 전망을 불투명하게 보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는 설명이다.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가 약세 영향으로 중동지역의 건설 발주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유로화 약세의 영향으로 앞으로 중동 건설시장에서 유럽 건설업체들에 비해 가격 메리트가 약해질 것으로 보이는 것도 걱정스러운 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건설현장의 목소리는 증권가 시각과 차이가 있다.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발주물량 감소 가능성이 없진 않지만,우려가 과도하다는 주장이다.
정창구 해외건설협회 정책연구실장은 "최근 유가 조정을 받기는 했지만 두바이유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국내 건설사 발주물량이 많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올 재정 계획을 매우 보수적인 시각에서 짜놓은 상황"이라며 "증시가 과도하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동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해외건설 비중이 높은 대형 건설사의 경우 4분기 실적개선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며 "다만 투자심리가 워낙 악화돼 있는 만큼 주가흐름을 조금 더 관찰한 뒤 투자에 나서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