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드디어 애플에 선전포고를 했다. 애플이 신제품 아이폰4S를 선보인 지 불과 15시간 만에 판매금지 소송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지난 4월 애플이 특허침해를 이유로 미국서 삼성전자를 제소한 이후 소극적 대응에만 그쳐왔던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역공을 펼치면서 두 회사의 특허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5일 삼성전자는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에서 아이폰4S를 대상으로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제소 내용은 WCDMA(이동통신 무선접속 규격으로 화상통신이 가능한 3세대 방식을 말한다) 통신표준에 관한 특허 2건 씩으로 스마트폰 등 통신기기에 없어서는 안될 핵심 기술로 알려져 있다.

구체적으로는 전송할 데이터 형식을 안전하게 미리 알려주는 기술과 관련된 특허를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공통으로 제소했고, 데이터 전송 에러가 발생할 경우 이를 복원하는 특허 기술을 프랑스에, 전송 데이터의 양이 적으면 묶어서 부호화 하는 특허 기술은 이탈리아에 각각 제소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택한 것은 이곳이 유럽에서 표준 특허 가처분에 대해 삼성전자에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과 함께 전략적인 요충지라는 이유에서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리의 특허 자산에 대한 애플의 무임승차를 더 이상 간과하지 않겠다"며 "추가 검토를 거쳐 가처분 소송 대상 국가도 점차 확대할 방침이고, 국내에서의 소송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아이폰 신제품 발표회 때 재미있는 일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해 애플을 상대로 한 판매금지
소송이 있을 것임을 암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애플은 시장의 예상을 깨고 아이폰5가 아닌 아이폰4에서 기능을 다소 개선한 아이폰4S만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아이패드와 같은 A5칩을 탑재해 최고 2배 가량 빨라진 중앙처리장치(CPU)속도와 7배 빨라진 그래픽 성능을 지원한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