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은 프리미엄 유제품 시장 1위 업체다. 2008년부터 프리미엄 유제품 사업을 적극 공략해온 결과다. 매일유업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제품 ‘매일 ESL 저지방&칼슘’은 웰빙 트렌드 확산, 김연아 선수 광고 효과 등에 힘입어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백색시유 부문 매출 비중도 출시 초기 5%에서 현재 20%로 늘어났다.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프로덕트 믹스(Product Mix·제품 구성)는 매일유업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요인이다.

매일유업은 유기농 유제품 사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전체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기농 브랜드 ‘상하목장’은 시장 점유율 65%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업 초기 단계로 회사 매출과 이익 기여도는 낮지만, 최근 프리미엄급 이상 유기농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어 성장성이 높다. 2008년부터 저지방 우유를 내세워 프리미엄 유제품 시장 성장을 주도해온 것처럼 유기농 유제품 시장에서도 유사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판단된다.

◆장기적 성장동력 마련

매일유업은 2008년 말부터 고창군, 일본 모쿠모쿠사와 협력해 ‘상하농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상하농원은 고창 공장을 둘러싼 약 15만헥타아르(ha) 부지에 체험목장, 레스토랑, 숙박시설 등을 통합적으로 운영할 농촌 테마파크다.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공사를 시작, 2014년 완공할 예정이다. 유기농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으며 가공, 판매, 관광 등 2~3차 산업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특히 장기적인 성장동력이 될 수 있어 국내 유제품업계 성장이 제한적이라는 우려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 제로투세븐 성장성

매일유업 자회사인 제로투세븐(지분율 50%) 성장성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로투세븐은 브랜드 ‘알로&루’, ‘포래즈’, ‘알퐁소’ 등으로 알려진 유아복 전문업체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 65.8%를 기록하며 성장성을 입증받고 있다. 전략적으로 백화점이 아닌 할인점에 입점, 중저가 브랜드 전략을 고수한 것이 성공요인이다. 올해 역시 유아용 한방화장품 ‘궁중비책’ 판매 호조와 마케팅 활동 강화 등으로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중국 유아복사업 성장세도 가파르다. 제로투세븐은 2008년 중국 시장에 첫 진출한 후 2009년부터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펼쳤다. 연간 매출 성장률이 100%다. 아직 매출 규모는 크지 않지만, 국내와 달리 고가 브랜드로 백화점에 입점해 수익성이 뛰어나다. 중국 경제의 성장과 더불어 유아복 시장 성장 잠재력이 높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유망하다.

◆국내 원재료 조달로 외부 변수 변동에 둔감

유제품의 주된 원재료는 원유다. 매일유업은 필요한 물량 100%를 국내 농가에서 조달한다. 이러한 특성으로 외부 변수 변동에 둔감하다. 국제 곡물가격이나 환율이 높아질 경우 투자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 다만 지난 8월에 원유가격이 인상됨에 따라 올해 하반기 원가 부담 증가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원유가격은 평균 4년마다 인상되는 특성상 당분간 추가 인상 가능성은 낮으며 향후 제품가격 인상을 통해 원가 부담을 완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제품 포트폴리오 보강해야

확고하게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제품 수가 미미하다.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나 브랜드 인지도를 다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국내 유제품 시장 2위 업체라는 점이 주식시장에서 기업 가치를 낮추는 요인이다. 2009년 매일유업이 프리미엄 유제품 시장 1위 업체로 자리잡았을 때 할인율이 낮아지면서 주가가 올랐던 것처럼 기업 가치 상승을 위해서는 1위 제품 수가 더 늘어나야 한다.

매일유업은 올해 초 발생한 조제 분유 안전성 이슈로 인해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프리미엄과 유기농 유제품, 장기 성장동력 확보, 자회사 성장성 등 측면에서 분명한 강점을 갖고 있다. 조제 분유 판매량을 회복하면서 성장성이 부각될 경우 실적과 기업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