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 월곡동 장어요리전문점에서 있었던 일이다. 치아 교정을 위해 사용 중인 휴대용 교정기를 휴지에 싸서 식탁 위에 올려놓고 식사를 하게 됐다.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보니 휴지로 싸놓은 교정기를 식당에 놔두고 온 것이었다. 늦은 시간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말하자 식당 점주는 "오늘 영업이 끝났으니 내일 확인해보고 연락을 드리겠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휴지에 싸놓은 터라 쓰레기로 분리돼 쉽게 찾기가 힘들 것 같아 치아교정기를 새로 구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오후 식당 점주로부터 반가운 전화가 걸려왔다. "어제 놓고 간 교정기를 찾았습니다. 휴지에 싸여 있어서 확인이 쉽지 않았지만 이렇게 찾게 돼 다행입니다. 카운터에 보관하고 있을 테니 시간 나실 때 찾아가세요. " 다음날 교정기를 찾기 위해 식당을 방문했다. 점주는 서랍에서 조그만 선물용 상자를 꺼내 들고 나에게 건네줬다. 아무 생각 없이 상자를 열어보자 놀랍게도 그 안에 교정기가 들어 있는 것이었다. 점주는 "그냥 주는 것보다 예쁜 상자에 넣어드리면 기분 좋아 하실 것 같아 준비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내가 받은 건 서비스가 아니라 감동이었다.

서비스는 단순히 고객에게 편의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거창하게 고객들에게 눈에 띄는 성과물로 대하는 것만이 서비스인 것도 아니다. 그저 고객의 선택을 바라봐주는 것도 서비스이며 의자에 묻은 팝콘 가루를 털어준다거나 스트로가 떨어지지 않도록 미리 꽂아두는 것도 보이지 않는 작은 서비스인 것이다.

자신이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가 그저 다른 고객들의 시중이나 드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면 그것은 서비스 마인드를 잃은 사람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내 가족,내 친구들에게 베푸는 행위이며,그 일에서 보람을 느껴야만 받는 상대도 만족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최정환 창업연구소장 choijh75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