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좀처럼 안정을 되찾지 못하면서 빚을 내 투자했던 개인투자자들이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신용거래로 산 주식 가격이 반토막나면서 반대매매가 늘어나는 한편 이로 인해 최대주주가 바뀌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이후 신용융자거래가 일어난 계좌에 대한 반대매매 규모가 꾸준히 늘고 있다. 9월 첫주(8월29일~9월2일) 87억원에 불과했던 신용융자(예탁증권 담보대출 포함) 반대매매 금액이 둘째주 150억원을 넘어선 뒤 지난주(26~30일)엔 699억원까지 급증했다.

일반적으로 증권사들은 1~3개월 단위로 신용융자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 계좌별 종목별 신용위험도에 따라 한도가 달라지지만 통상 보유자산(위탁계좌 내 현금 혹은 주식)의 1.5배까지 돈을 빌릴 수 있다. 이렇게 빌린 자금과 원금의 총액이 담보비율(140%) 아래로 떨어지면 반대매매 대상이 된다. 현금을 추가해 담보비율을 높일 수 없는 경우 일반적으로 보유주식 주가가 30% 이상 떨어지면 반대매매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올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레버리지(차입)를 일으켜 매매한 주요 종목들 중 상당수는 8월 이후 주가가 반토막 수준으로 밀려난 상태다. 7월 말까지 신용거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인 SK증권은 연초 대비 27% 내린 주가가 이후 두 달 만에 40% 이상 추가 하락했다. 대우조선해양 한진해운 대우건설 등 상반기 신용거래가 많았던 대형주의 주가 역시 최근 두 달 동안에만 20~50%씩 급락했다.

8월 이후 반등을 노리고 빚을 내 산 종목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기간 신용거래 잔량이 34만주 이상 늘어난 한화케미칼은 주가 하락률이 50.96%에 달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반대매매 대상이 되는 계좌는 갈수록 늘고 있다. 반대매매로 최대주주가 바뀐 기업도 있다. 이날 코스닥업체인 아인스엠앤엠은 최대주주인 이은영 씨 보유지분에 대한 반대매매로 인해 최대주주가 엘르티브이코리아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8월 말 600원 선까지 반등했던 주가는 이달 들어 182원까지 떨어졌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