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7월 '안도랠리'에서 선전했던 중소형주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리스크 회피 수단으로 중소형주들을 우선 내던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다시 부각되자 중소형주들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2259.42였던 코스피 중소형지수는 5일 1985.53으로 12.10%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10.12%)와 대형주지수(-9.71%) 하락률을 웃돈다. 하락폭이 큰 만큼 중소형주들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은 연중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하지만 투자위험도 커졌다는 게 문제다. 전문가들은 상승 여력이 크고 배당수익률이 높은 중소형주로 투자를 한정해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대형주와 중소형주 차별화

6일 증시 반등에도 불구하고 중소형주의 상승률은 대형주에 비해 부진했다. 중형주와 소형주지수는 각각 0.98%,1.78% 상승하는 데 그쳤다. 불확실성으로 인한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중소형주 간에도 주가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현상은 갈수록 심해질 전망이다.

변준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반등장에서 크게 오를 수 있는 종목을 찾는 동시에 하락장에서 적게 떨어지는 종목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변수로 인한 변동성과 경기 사이클 등을 감안해 배당주와 경기방어주를 '안전주' 후보군으로 꼽았다.

최근 급등락 장세에서 고배당주와 경기방어주들은 양호한 주가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히는 S-Oil이 10.17% 뛰어오른 것을 비롯해 삼영화학 리노공업 등 중소형 배당주들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중소형 배당주 주목

글로벌 경기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소형주들의 실적전망은 좋은 편이다. 대신증권은 올해 중소형주들의 평균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4.8%,순이익은 74.9%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과거 배당에 후한 중소형주들의 배당 여력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대신증권은 시가총액 2000억원 미만의 중소형주 중 2010년 배당수익률이 4% 이상이면서 올해 실적개선 모멘텀이 뚜렷한 10개 종목을 엄선했다. 이들 종목의 올해 예상실적 대비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6배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성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10년간 배당주는 하락장에서 코스피지수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배당주 가운데 펀더멘털이 견고한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앞으로 외부 충격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는 전략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중소형주 중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필름생산업체인 삼영화학이다. 이 회사가 지난해 지급한 배당금을 현재 주가(5일 종가 기준)로 나눈 배당수익률은 34.4%에 달한다. 이 회사의 올해 순이익 증가율은 141%에 달해 작년 수준 이상의 배당금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대신증권의 분석이다.

인화정공 HRS 플랜티넷 이상네트웍스 등도 배당수익률이 5%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고배당주로 꼽혔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