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기업 삼성전자는 달랐다. 유럽 재정위기와 선진국 경기 침체로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앞선 경쟁력으로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했다.

전문가들은 수직 계열화에 성공하며 펀더멘털이 강화된 삼성전자가 4분기에도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7일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3분기 실적이 매출액 41조원, 영업이익 4조2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분기보다 각각 3.96%와 12.00% 웃도는 수치다.

지난 8월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확산되면서 한 때 3조원 이하로 내려갔던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최근 크게 올라갔지만 이를 크게 넘어서는 것이다.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3조3772억원이다.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을 이끈 일등공신은 단연 스마트폰이다.

송종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통신부문에서 스마트폰 출하가 2분기 2000만대에서 3000만대 이상으로 늘어난 것 같다"며 통신부문 영업이익이 2조5000억원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했다. 당초 송 애널리스트의 추정치는 2조원이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IT팀장은 "휴대폰 사업부문에서 약 2조3000억~2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깜짝 실적을 이끌었다"며 "디지털미디어 부문의 실적 개선세가 예상보다 빨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TV 패널의 공급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TV제품이 중저가부터 고가까지 제품 믹스가 다양해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부문도 스마트폰의 출하 증가로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모바일D램, 낸드 등의 판매 증가로 예상보다 선전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송 애널리스트는 3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치 1조3000억원보다 많은 1조5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을 1조4000억~1조6000억원으로 추정했다.

그는 또 "스마트폰 시장이 늘어날수록 삼성전자는 수직계열화가 잘 돼 있어서 AP, 모바일D램, 낸드, 아몰레드(AMOLED) 등의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며 "전보다 구조적으로 상당히 좋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경쟁력 강화로 4분기에도 3분기 수준의 실적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다른 IT업체들이 분기 대비 실적 둔화를 겪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독보적인 위치를 재확인했다"며 "4분기에도 견조한 개선세가 일정 수준 이상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통신 부문에 더불어 다른 사업부문의 개선세가 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송종호 애널리스트도 "통신부문의 선전으로 4분기에도 3조5000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위협요인이 아이폰4S이지만 생각보다 혁신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최소 3000만대 판매를 유지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세도 좀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으로 소폭 출렁일수는 있지만 일단 90만원대 안착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 애널리스트도 "최근 삼성전자주가가 많이 올라오긴 했지만 서프라이즈 수준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피크아웃보다는 좀 더 상승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했다.

이 팀장도 "호실적에 힘입어 매기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는 한동안 더 올라갈 여지가 충분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전반적인 IT주의 강세를 견인할만한 상황이지만 실적 면에서 다른 IT업체가 삼성전자 만큼의 개선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 이민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