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분기 깜짝실적을 내놔 시장을 놀라게 했다.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다소 완화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치를 웃돈 3분기 잠정실적까지 발표하자 정보기술(IT)주가 추가적으로 힘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7일 오전 11시 현재 유가증권시장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전날보다 130.08포인트(1.83%) 뛴 7253.97을 기록 중이다.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지난달부터 전날까지 9.82% 뛰어 같은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9.03%) 대비 두드러지는 수익률을 냈다. 증권업계에선 최근 상승으로 가격 메리트가 다소 희석됐지만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7일 국제회계기준(IFRS)을 적용한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조2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직전 분기 대비 12.0% 늘었고, 전년 동기보다는 13.58% 감소한 수치다.

이는 한때 3조원 이하로 떨어졌다가 재차 회복된 증권가의 컨센서스(실적전망치 평균)를 크게 웃도는 깜짝 실적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조3772억원으로 나타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깜짝실적과 원·달러 환율 상승, 4분기 계절적 특성 등을 고려하면 IT주의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홍순표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완화된 가운데 삼성전자가 호실적을 발표해 긍정적"이라며 "4분기를 맞아 수요가 어느정도 보장되는 부분이 있다는 점과 D램 메모리 감산 등의 이슈를 고려하면 올해 말까지 IT주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유럽발 재정위기와 미국 더블딥(이중침체) 우려 등 대외변수로 시장이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IT주가 버팀목 역할을 맡아줄 것이란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는 국면이 나타나겠지만 더블딥까지는 가지 않으면서 일정부분 수요가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삼성전자 실적 발표와 함께 IT주 평가가 극단적인 비관에선 벗어났다고 본다"며 "과도하게 빠졌던 IT주 주가가 일정기간 리밸런싱(재평가) 받을 수 있고,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이끌긴 어렵겠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 증시 전반의 하방경직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전자 주가가 단기간에 빠르게 회복한 만큼 IT업종 내부에서의 순환매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양 이사는 "삼성전자 주가가 60만원대에서 80만원대로 뛰면서 IT업종내에서 키맞추기 과정이 나타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삼성SDI, 제일모직, 삼성전기의 경우 추가적으로 양호한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예상보다 실적이 호조를 보일 것이란 기대를 상당부분 반영해 주가가 올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쉬어가는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가 예상을 크게 웃돈 깜짝 실적을 발표했지만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크지 않은데 이는 재료 노출 때문으로 풀이된다"며 "삼성전자 실적 발표와 함께 IT주에 대한 자신감이 확충돼 업종 내의 삼성SDI, 삼성전기, LG전자 등으로 매기가 확산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