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똑똑해지고 있다.

유럽 이슈에 증시가 '일희일비'하자 급락할 때 저가매수에 나선 후 반등하면 처분해 수익률을 극대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지수가 3% 이상 급락한 지난 4일 6503억원 이상을 증시에서 사들였다. 지난 5일 코스피지수가 추가로 급락해 1700선을 하향 이탈하자 778억원을 더 순매수했다.

반면 6일 코스피지수가 2%대 반등하자 개인은 7139억원을 순매도하며 이익 실현에 나섰다. 코스피지수가 이틀째 반등 랠리를 펼치고 있는 이날 오후 1시24분 현재 개인들은 6141억원 이상을 추가로 팔고 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8월 이후 개인 수급동향을 보면 코스피 1850선 위에서 매도세가 두드러지고 1700~1850선에서는 매수세가 유입됐었다"며 "지금은 코스피 밴드권이 낮아진 상황이므로 1600선 중반~1800선 중반에서 저가 매수가 유입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특히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하향 이탈했을 당시 개인들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며 "이날까지 이틀 동안만 5% 이상 이익 실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저가 매수에 성공한 매물들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에 따른 학습효과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한층 똑똑해졌다고 평가했다. 지수가 등락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수익률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을 찾았다는 것이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지수 반등의 지속성이 떨어지면서 개인들이 오를때 팔고 내릴때 사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며 "이는 학습효과에 따른 것으로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만큼 개인투자자들의 손해가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이틀간 유럽위기가 완화되면서 환율과 원자재 등 요건도 증시에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개인들이 자동차와 화학, 정유 등 낙폭과대 업종을 중심으로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개인들의 매매 패턴은 지수 방향성과 똑같은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들어 달라졌다"며 "외국인과 기관에 비해 단기로 자금을 운용하다보니 지수가 반등하면 단 하루만에라도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급락장에서 개인들이 적어도 장세에 휘둘리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또 이는 증시 하단을 지지해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임 연구원은 "증권사 지점에서도 지수가 급락할 때 오히려 개인들의 매수 주문이 많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채권금리 하락, 부동산 침체로 인해 개인들은 아직 주식 저가매수에 대한 욕구가 살아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는 국내 주식형 펀드 등과 함께 지수 하단을 지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국내 자금이 수급 하단에 대한 신뢰성을 높여주는 상황에서 박스권 하단에서의 저점매수 전략은 앞으로도 유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