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시즌이다.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지적인 영예'인 노벨상은 1901년 12월10일 첫 수여가 이뤄진 후 올해로 110번째를 맞았다.

원래 노벨상은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물리 · 화학 · 생리의학 · 문학 · 평화상 등 5개로 시작했다. 경제학상은 1969년부터 수여됐다.

스톡홀름의 스웨덴 왕립 아카데미는 물리 화학 경제학상을 수여하며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학연구소는 생리의학상, 스웨덴아카데미는 문학상을 수여한다. 그러나 평화상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서 수여하며,다른 상과 달리 개인이 아닌 단체도 수상이 가능하다.

상의 선정 과정은 '전문가들의 추천 파도타기'라고 할 수 있다. 수여기관들은 한 해 늦가을부터 수상자 선정 작업을 시작하며 부문당 약 1000명씩 6000여명에게 후보자 추천을 요청하는 안내장을 보낸다.

발송 대상은 노벨상 수상자들과 각 부문에서 활동 중인 학자,학술단체 관계자,대학 관계자 등이다. 후보자 추천시에는 이유를 상세히 명시해야 하며 자신을 추천할 수는 없다.

후보자는 부문별로 보통 100~200명가량이며 후보자 추천서는 매년 1월까지 노벨위원회에 도착해야 한다. 2월부터 6개 노벨위원회는 선정 작업에 들어가며 SCI 논문 등 정량적 연구성과는 물론 해당 업적이 얼마나 인간의 지식 체계와 인류의 삶을 변화시켰는지 등을 골고루 검토한다. 이 과정에서 각계 전문가 등 수천명의 인원이 동원된다.

각 노벨 위원회는 8~9월 수여기관에 추천장을 제출한다. 대개는 이대로 수상자가 결정되지만 수여기관이 반드시 따르는 것은 아니다. 수여기관에서 행해지는 심사 및 표결 과정은 비밀에 부쳐진다. '정치'와 '인맥'이 동원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편 노벨상은 추서되지 않는 게 관례며,수상자 발표일부터 수상일 사이에 수상자가 숨졌을 경우에만 추서된다. 그러나 이번에는 발표 이전 수상자(랄프 슈타인먼)가 사망하는 첫 사례가 생겨 노벨위원회의 결정이 주목된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