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공사현장 식당 운영권을 따내기 위해 강희락 전 경찰청장 등 유력 인사들에게 금품 로비를 벌인 ‘함바 브로커’ 유상봉씨에게 징역 2년이 선고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설범식)는 7일 함바식당 운영권 수주를 위해 경찰 수뇌부 등 정부와 업계 인사들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구속기소된 브로커 유상봉씨(65)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재판부는 “유씨는 강희락 당시 경찰청장 등 7명에게 약 3억5000만원의 뇌물을 주는 등 다수의 공직자에게 고액의 금품을 제공해 공직자의 청렴성에 대한 국민 불신을 일으켰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재판부는 “유씨가 금품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업계에서 경쟁한 점 등을 종합하면 엄벌이 불가피하다”면서 “다만 유씨가 깊이 반성하고 있고 고령인 점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지난해 11월 구속기소된 유씨는 함바 운영권을 따기 위해 강 전 경찰청장,최영 전 강원랜드 사장,배건기 전 청와대 감찰팀장에게 로비를 벌였다고 진술했으며 유씨가 지목한 이들은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이날 유씨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장수만 전 방위사업청장(51)에게는 “장 전 청장이 유씨에게 돈을 받긴 했지만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함바 비리 연루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그러나 재판부는 방위사업청장으로 재직하면서 제주해군기지 공사와 관련해 대우건설 서종욱 사장에게서 10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은 혐의는 인정,장 전 청장에게 징역 1년(집행유예 2년),벌금 2000만원과 추징금 200만원,800만원 상당 상품권 몰수를 선고했다.장 전 청장은 조달청장과 국방부 차관으로 재직하던 2008년 3월∼2009년 2월 유씨에게서 함바 운영권 확보 청탁과 함께 45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