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앞 시위대 "워싱턴 접수하라"…20개 도시 거리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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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시위' 美 전역 확산 - 미국판 '재스민혁명' 20일째…현지 르포
오바마 "좌절감의 표현" 동조
소셜미디어 타고 급속히 번져…노동계 "이번 시위 배울 점 많다"
오바마 "좌절감의 표현" 동조
소셜미디어 타고 급속히 번져…노동계 "이번 시위 배울 점 많다"
"아메리칸 드림은 사라졌다. 노동자들은 집세도 내지 못할 처지다. 학생들은 직업 없이 평생 빚더미 속에서 살아야 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그런데 월스트리트의 고위 임원들은 여전히 수십만달러를 받으면서 호의호식하고 있다. "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는 리사 카스만은 "시위가 시작된 지 이틀째인 지난달 18일부터 월스트리트 인근 주코티 공원에서 숙박을 해결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시위가 시작된 지 꼬박 20일이 지난 6일(현지시간) 리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서부에 있는 대학 동창들과 시위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가에서 끝날 줄 알았던 시위가 친구들이 있는 로스앤젤레스로 퍼졌다는 소식에 리사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직장을 찾지 못하며 좌절하고 있는 미국의 젊은이들이 경제위기의 진앙지 '월스트리트를 점령하자(Occupy Wall Street)'며 시작한 거리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노동계가 본격적으로 시위를 지지하고 나섰고 침묵을 유지하던 정치권도 논란에 가세하기 시작했다. 불과 수십명의 젊은이들이 캐나다의 한 잡지의 제안에 고무돼 시작한 월가 점령 시위가 소셜미디어를 타고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더니 이제는 주류사회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월가 점령 시위가 제도권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건 시위 규모가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5일 뉴욕에서는 노동조합이 시위에 합류하며 참여인원이 2만명으로 갑자기 불어났다. 6일에는 워싱턴DC 등 미 전역 20여개 도시로 비슷한 집회가 확산됐다. 동부의 보스턴,뉴저지,필라델피아,버지니아를 비롯해 중부의 시카고,세인트루이스,휴스턴,오스틴,서부의 시애틀,로스앤젤레스,앵커리지에 이르기까지 수십명에서 수백명의 시위대가 금융권 개혁과 빈부격차 해소를 외쳤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시위대 11명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건물에서 연좌시위를 벌이다 무단침입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노동계는 이번 시위를 노동 운동을 부활시키는 계기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5일 미 최대 노동조합인 산업노조총연맹(AFL-CIO)은 뉴욕시 교원노조,전국간호사연맹 등과 뉴욕 맨해튼 다운타운의 폴리 광장에서 주코티 공원 인근까지 행진을 벌였다. 노동권에서 영향력이 큰 스튜어트 아펠바움 소매 · 도매 · 백화점 연맹 위원장은 "노동계는 이번 시위의 에너지를 연구하고 그들로부터 배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도 침묵을 깼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월스트리트 시위는 금융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미국인들의 광범위한 좌절감의 표현"이라며 금융 규제 강화에 반대하는 공화당을 겨냥했다. 반면 공화당은 이번 시위가 반공화당 정서로 확산되는 걸 차단하는 데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는 리사 카스만은 "시위가 시작된 지 이틀째인 지난달 18일부터 월스트리트 인근 주코티 공원에서 숙박을 해결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시위가 시작된 지 꼬박 20일이 지난 6일(현지시간) 리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서부에 있는 대학 동창들과 시위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가에서 끝날 줄 알았던 시위가 친구들이 있는 로스앤젤레스로 퍼졌다는 소식에 리사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직장을 찾지 못하며 좌절하고 있는 미국의 젊은이들이 경제위기의 진앙지 '월스트리트를 점령하자(Occupy Wall Street)'며 시작한 거리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노동계가 본격적으로 시위를 지지하고 나섰고 침묵을 유지하던 정치권도 논란에 가세하기 시작했다. 불과 수십명의 젊은이들이 캐나다의 한 잡지의 제안에 고무돼 시작한 월가 점령 시위가 소셜미디어를 타고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더니 이제는 주류사회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월가 점령 시위가 제도권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건 시위 규모가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5일 뉴욕에서는 노동조합이 시위에 합류하며 참여인원이 2만명으로 갑자기 불어났다. 6일에는 워싱턴DC 등 미 전역 20여개 도시로 비슷한 집회가 확산됐다. 동부의 보스턴,뉴저지,필라델피아,버지니아를 비롯해 중부의 시카고,세인트루이스,휴스턴,오스틴,서부의 시애틀,로스앤젤레스,앵커리지에 이르기까지 수십명에서 수백명의 시위대가 금융권 개혁과 빈부격차 해소를 외쳤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시위대 11명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건물에서 연좌시위를 벌이다 무단침입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노동계는 이번 시위를 노동 운동을 부활시키는 계기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5일 미 최대 노동조합인 산업노조총연맹(AFL-CIO)은 뉴욕시 교원노조,전국간호사연맹 등과 뉴욕 맨해튼 다운타운의 폴리 광장에서 주코티 공원 인근까지 행진을 벌였다. 노동권에서 영향력이 큰 스튜어트 아펠바움 소매 · 도매 · 백화점 연맹 위원장은 "노동계는 이번 시위의 에너지를 연구하고 그들로부터 배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도 침묵을 깼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월스트리트 시위는 금융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미국인들의 광범위한 좌절감의 표현"이라며 금융 규제 강화에 반대하는 공화당을 겨냥했다. 반면 공화당은 이번 시위가 반공화당 정서로 확산되는 걸 차단하는 데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