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7일 한국감정원 매각 낙찰자로 결정됐다. 부동산 업계는 "한국감정원 한국전력 서울의료원 부지는 대규모 개발이 가능한 서울 강남의 마지막 땅"이라며 "삼성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들 부지는 용도지역 변경에 따른 기부채납 규모가 큰 데다 토지사용 시기도 다소 늦어 통합개발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마지막' 강남권 요지

삼성동 한국감정원(1만988㎡) 부지는 올해 일반매각 대상 48개 공공기관 종전 부동산 가운데 알짜부지다. 국내 최대 업무 · 상업지역인 테헤란로 및 코엑스몰과 인접한 데다 내년 매각 예정인 한전(7만9342㎡) 서울의료원(3만1000㎡)을 확보하면 대단위 개발도 가능하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서울의료원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한전 부지를 확보한다면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보다 큰 그림을 그릴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서울시는 이들 3개 기관 부지를 코엑스 무역센터 등과 연계, 컨벤션센터나 특급호텔 등의 용도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팀장은 "강남권은 개발 가능한 토지가 없는 상태"라며 "한국감정원 일대는 강남에서 대단위 개발이 가능한 마지막 땅"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의 매입가 2328억원은 비싸지 않다는 게 현지 부동산업계 분석이다. 삼성동 A부동산 관계자는 "3.3㎡당 매입가는 7000만원 안팎으로 1억5000만원인 인근 시세보다 낮다"고 말했다.

◆용적률 상향 · 기부채납이 변수

삼성생명은 이달 말까지 한국감정원과 계약을 맺고 232억여원(매입가의 10%)을 계약금으로 내고 6차례에 걸쳐 중도금과 잔금을 납부한 후 2013년 7월께 소유권을 이전받는다.

부동산 업계는 삼성생명의 한국감정원 매입을 투자 목적으로 보고 있다. 감정원 부지는 현재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업무시설로 쓰고 있지만 서울시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공용시설 보호지구를 해제하면 주거복합 단지 개발도 가능하다. 통합개발 대상인 3개 기관 이전부지 중 하나를 선점했다는 점에서 향후 개발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향후 통합개발과 관련,용도구역 조정 등에 따른 기부채납 비율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삼성동 일대 공공기관 이전부지가 12만㎡에 이르는 점을 감안,뚝섬 현대자동차부지처럼 '사전협상형 지구단위계획 수립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용도변경 수준에 따라 부지의 최대 40%가량을 기부채납해야 한다.

토지 사용시기도 부담요인이다. 2013년 7월 이후에나 가능한 만큼 이 기간 주택 · 오피스텔시장이 변화하면 리스크를 그대로 떠안아야 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