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디어 美벤클리대 교수 "인재가 세계 경제를 수렁에서 건질 유일한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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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인재포럼 - 기조 연설자 시소디어 美벤틀리대 교수
직원은 소모성 자원 아닌, 아이디어 생산하는 원천
'사랑받는 기업'은 지속생 위한 필수 조건, 한국선 포스코·LG 대표적
직원은 소모성 자원 아닌, 아이디어 생산하는 원천
'사랑받는 기업'은 지속생 위한 필수 조건, 한국선 포스코·LG 대표적
세계 경제에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다. 경기침체기에 으레 그렇듯 긴축과 구조조정이 기업 생존의 비결로 이야기된다. 하지만 라젠드라 시소디어 미국 벤틀리대 교수(마케팅)의 해법은 정반대다. 직원을 '자르는' 것에 신경 쓰기보다 어떻게 하면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할지 고민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당장 기업 수익률 저하가 걱정되는 시기에 잘못된 판단은 아닐까. 단순히 자신이 주장해 온 이론을 수정하지 않으려는 '아집'은 아닐까. 이런 의문에 시소디어 교수는 자신있게 답한다. "우리를 수렁에서 건지는 유일한 에너지는 인재에서 나온다"고.'글로벌 인재포럼 2011'에 참석하기 위해 다음달 한국을 찾는 그를 이메일로 미리 만났다.
▼유럽 재정위기가 세계 경제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대공황'에 진입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종업원,지역사회와 함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라는 '사랑받는 기업(firms of endorcement)' 이론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경기 침체는 앞으로 더 악화될 수도 있고 좋아질 수도 있다. 기간은 길 수도 짧을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의 위기는 언젠가는 지나갈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점이다. 반면 '사랑받는 기업'을 요구하는 사회적 변화의 모습은 보다 근본적이다. 인구 노령화와 정보에 대한 접근성,기업의 사회적 책임 증가와 윤리경영에 대한 관심이 바로 근본적인 변화다. "
▼최근 미국 곳곳을 점거한 시위대가 시사하는 바가 많은 것 같다.
"기업이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생존하기 위해 '사랑받는 기업'이 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월스트리트의 금융기업들은 지난 수십년간 막대한 수익을 올렸을지는 모르지만 미국인들의 마음은 얻지 못했다. 공동으로 추구할 '가치'보다는 높은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직원들을 고용했다. 최근까지도 그치지 않는 개별 직원의 막대한 파생상품 손실은 이런 기업 모델의 실패를 보여준다. 사랑받는 기업이 되는 것은 단순히 기업의 능률을 올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필수적이다. "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경기 침체기를 맞아 당장 비용을 줄여야 하는 경영진 입장에서는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직원과 지역사회에 투자하기가 어렵다.
"비용을 추가 지출하지 않고도 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은 많다. 창조적으로 생각하고 문제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태도가 중요하다. 미국은 건강보험을 회사가 책임지는 만큼 직원들이 아프면 회사의 비용 지출도 늘어난다. 직원들의 건강관리 프로그램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면 직원 건강을 개선시키는 동시에 건강 보험료 지출도 낮출 수 있다. "
▼한국 기업들 가운데 사랑받는 기업의 사례로 꼽을 만한 곳이 있다면.
"포스코와 LG그룹을 들고 싶다. LG그룹은 '100년 기업'이라는 슬로건 아래 협력회사와 동반성장을 중시하고 있다고 들었다. LG화학이 중소협력사에 기술과 자금을 지원해 주고 수출 판로를 열어주는 것이 그런 예다. 창립 이래 한국의 국가 발전에 기여해온 포스코의 사례는 '사랑받는 기업'이라는 개념을 도출하는 과정에도 많은 도움을 줬다. 올해 2월에는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한 전담 조직까지 설립하는 등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인재에 대한 접근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직원을 '자원(resource)'으로 생각하는 것부터 중단해야 한다. 인간은 자원이 아닌 '원천(source)'이다. 자원은 석탄처럼 한 번 사용하면 없어지지만 원천은 계속 에너지와 아이디어,혁신을 생산한다. 소모되는 자원이 아닌 원천으로 직원이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경영진이 할 일이다. 개개인의 열정이 기업의 목적에 집중될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해야 하며 자율성을 부여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직원 개개인이 소명을 갖고 있는 기업의 성과는 그렇지 않은 곳과 근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
▼기업과 직원 역할의 변화가 당면한 경제위기를 해결하는 데 어떤 도움을 줄까.
"우리를 수렁에서 건져 올릴 수 있는 유일한 것이 바로 인재의 에너지다. 지금 세계는 비즈니스 기회가 부족한 것이 아니다. 수십억명의 사람들이 여러 가지 욕구불만에 시달리며 보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기를 열망한다. 기업은 이를 조직화하고,그런 사람들이 기업 안에서 창조적인 정신을 발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시소디어 교수는… 기업 상생·마케팅 전문가
인도계 미국인인 라젠드라 시소디어는 '상생의 전도사'로 불린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마케팅과 경영정책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2003년부터는 벤틀리대에서 마케팅을 가르치고 있다.
2003년에는 영국의 마케팅 전문 연구소인 마케팅재단이 선정한 '뛰어난 마케팅 사상가 50인' 중 한 사람으로 선정됐다. 현 정부 수뇌부가 상생의 화두를 던지기 위해 스터디한 것으로 알려진 소위 '4대 교과서' 저자 중 한 명이다. '위대한 기업을 넘어 사랑받는 기업으로'라는 책을 통해 단순히 성공한 기업이 아니라 진정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한 조건을 제시했다.
시소디어 교수는 다음달 2일 오후 1시~2시20분 진행되는 글로벌 인재포럼 기조세션Ⅱ(새로운 기업경쟁력:사회적 마케팅과 인재활용)에서 좌장을 맡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경기 침체는 앞으로 더 악화될 수도 있고 좋아질 수도 있다. 기간은 길 수도 짧을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의 위기는 언젠가는 지나갈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점이다. 반면 '사랑받는 기업'을 요구하는 사회적 변화의 모습은 보다 근본적이다. 인구 노령화와 정보에 대한 접근성,기업의 사회적 책임 증가와 윤리경영에 대한 관심이 바로 근본적인 변화다. "
▼최근 미국 곳곳을 점거한 시위대가 시사하는 바가 많은 것 같다.
"기업이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생존하기 위해 '사랑받는 기업'이 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월스트리트의 금융기업들은 지난 수십년간 막대한 수익을 올렸을지는 모르지만 미국인들의 마음은 얻지 못했다. 공동으로 추구할 '가치'보다는 높은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직원들을 고용했다. 최근까지도 그치지 않는 개별 직원의 막대한 파생상품 손실은 이런 기업 모델의 실패를 보여준다. 사랑받는 기업이 되는 것은 단순히 기업의 능률을 올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필수적이다. "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경기 침체기를 맞아 당장 비용을 줄여야 하는 경영진 입장에서는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직원과 지역사회에 투자하기가 어렵다.
"비용을 추가 지출하지 않고도 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은 많다. 창조적으로 생각하고 문제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태도가 중요하다. 미국은 건강보험을 회사가 책임지는 만큼 직원들이 아프면 회사의 비용 지출도 늘어난다. 직원들의 건강관리 프로그램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면 직원 건강을 개선시키는 동시에 건강 보험료 지출도 낮출 수 있다. "
▼한국 기업들 가운데 사랑받는 기업의 사례로 꼽을 만한 곳이 있다면.
"포스코와 LG그룹을 들고 싶다. LG그룹은 '100년 기업'이라는 슬로건 아래 협력회사와 동반성장을 중시하고 있다고 들었다. LG화학이 중소협력사에 기술과 자금을 지원해 주고 수출 판로를 열어주는 것이 그런 예다. 창립 이래 한국의 국가 발전에 기여해온 포스코의 사례는 '사랑받는 기업'이라는 개념을 도출하는 과정에도 많은 도움을 줬다. 올해 2월에는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한 전담 조직까지 설립하는 등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인재에 대한 접근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직원을 '자원(resource)'으로 생각하는 것부터 중단해야 한다. 인간은 자원이 아닌 '원천(source)'이다. 자원은 석탄처럼 한 번 사용하면 없어지지만 원천은 계속 에너지와 아이디어,혁신을 생산한다. 소모되는 자원이 아닌 원천으로 직원이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경영진이 할 일이다. 개개인의 열정이 기업의 목적에 집중될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해야 하며 자율성을 부여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직원 개개인이 소명을 갖고 있는 기업의 성과는 그렇지 않은 곳과 근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
▼기업과 직원 역할의 변화가 당면한 경제위기를 해결하는 데 어떤 도움을 줄까.
"우리를 수렁에서 건져 올릴 수 있는 유일한 것이 바로 인재의 에너지다. 지금 세계는 비즈니스 기회가 부족한 것이 아니다. 수십억명의 사람들이 여러 가지 욕구불만에 시달리며 보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기를 열망한다. 기업은 이를 조직화하고,그런 사람들이 기업 안에서 창조적인 정신을 발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시소디어 교수는… 기업 상생·마케팅 전문가
인도계 미국인인 라젠드라 시소디어는 '상생의 전도사'로 불린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마케팅과 경영정책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2003년부터는 벤틀리대에서 마케팅을 가르치고 있다.
2003년에는 영국의 마케팅 전문 연구소인 마케팅재단이 선정한 '뛰어난 마케팅 사상가 50인' 중 한 사람으로 선정됐다. 현 정부 수뇌부가 상생의 화두를 던지기 위해 스터디한 것으로 알려진 소위 '4대 교과서' 저자 중 한 명이다. '위대한 기업을 넘어 사랑받는 기업으로'라는 책을 통해 단순히 성공한 기업이 아니라 진정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한 조건을 제시했다.
시소디어 교수는 다음달 2일 오후 1시~2시20분 진행되는 글로벌 인재포럼 기조세션Ⅱ(새로운 기업경쟁력:사회적 마케팅과 인재활용)에서 좌장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