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t 황금소' 떡버틴 스위트룸…하룻밤 18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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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Story - 中 최고 부자마을 '화시촌' 한복판에 72층 호텔
주식회사 형태로 마을 운영, 주민은 주주…증시에 상장
1인당 소득, 中 평균 4.5배…주택·교육·양로원 등 무료
마을 건설 50주년 기념, 초호화 호텔 세워 富 과시
주식회사 형태로 마을 운영, 주민은 주주…증시에 상장
1인당 소득, 中 평균 4.5배…주택·교육·양로원 등 무료
마을 건설 50주년 기념, 초호화 호텔 세워 富 과시
상하이에서 서북방향으로 세 시간 거리에 있는 중국 저장(浙江)성 화시촌(華西村).'천하제일촌(天下第一村)'이라 불리는 중국의 최고 부자마을이다. 마을은 화시그룹이란 주식회사 소유이고,주민들이 주주다. 주민들이 화시그룹을 통해 마을을 공동경영하고 있는 것.그러나 배분은 성과에 따라 이뤄진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를 결합한 중국식 사회주의의 상징물로 선전되고 있기도 하다.
서양의 농촌처럼 붉은 벽돌로 지어진 아담하고 깨끗한 화시촌의 집들 사이로 지난 8일 지상 72층짜리 초대형 건물이 솟아올랐다. 높이 328m로 중국에서 8번째,세계에서 15번째로 높은 빌딩인 룽시(龍希)국제호텔이다. 화시촌 건설 50주년을 맞아 이날 개관한 룽시호텔이 눈길을 끄는 건 연면적 21만㎡ 크기에 826개 객실과 1700여개의 침상을 갖추고 있다는 것뿐 아니다. 중국의 경제발전을 상징하는 농촌마을의 랜드마크라는 명성에 어울리는 화려한 치장도 볼거리다.
60층의 스위트룸은 벽과 천장이 금으로 도금돼 있고 방문 앞엔 3억위안(540억원)짜리 금으로 만든 소 동상이 놓여 있다. 금 소 동상을 만드는 데 순금 1t이 들어갔다. 스위트룸의 하루 이용료는 9만9999위안(1800만원).12층 24층 36층 48층 등엔 주석,철,동,은으로 만든 소 동상이 배치됐다. 화시촌 건설의 일등 공신인 우런바오 전 화시촌 서기는 "화시촌에 우뚝 솟은 룽시호텔은 중국 농민이 부자가 됐고 중국의 사회주의가 성공했으며 영도자들이 인민을 잘 이끌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상징물"이라고 말했다.
화시촌에서 경영하는 화시그룹은 10개 자회사와 80여개의 손자회사를 거느리고 1년 매출이 500억위안이 넘는 대기업이다. 1999년 선전증시에 상장됐다. 화시촌 주민은 촌관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이들 기업의 적절한 직위에 배치된다. 각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의 투표로 뽑는다. 이런 화시촌의 모델에 대해 우 전 서기는 "화시촌의 목표는 사회주의,자본주의가 아니라 모두가 부자가 되는 행복주의"라고 말했다. 현재 화시촌 주민 3만5000명의 1인당 평균 소득은 8만5000위안.지난해 중국 평균소득 1만8700위안에 비하면 4.5배 이상 높다. 주택도 무상으로 공급된다. 노인에게는 경로보조금이 나오고 아이들에게는 유아원에서 대학졸업 때까지 모든 학비가 지원된다.
룽시호텔은 화시그룹의 또 다른 변화를 상징한다. 화시그룹의 주력은 철강 신발 방직 농업 부동산 등 전통산업.이들의 비중이 60%가 넘는다. 그러나 앞으로 5년 내에 여행 물류 금융 해양 등 서비스업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화시촌을 찾는 관광객은 연간 200만명.지난 국경절(10월1일)에는 1만여명이 찾아와 입장료 수입만 278만위안을 거둬들였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문제가 있다. 외지에서 들어온 농민공과 원주민 사이의 빈부격차다. 화시촌 관계자는 "외지인도 월급이 똑같고 아이들도 원주민 아동들과 같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주식 배당금이나 막대한 보조금 등 원주민들이 누리는 주주로서의 혜택은 받을 수 없다고 인정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