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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큐 "美, 장기불황 두려워 부양책…리스크만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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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T 토론회' 단독 초청, 美·세계경제 어디로…석학 大토론회

    美 부채 두려워 않는 시장이 더 걱정스러워…'그리스化'는 시간문제
    장기 실업자 심각 수준…SOC·R&D 투자 등 '좋은 지출' 줄여선 안돼
    맨큐 "美, 장기불황 두려워 부양책…리스크만 키우고 있다"
    맨큐 "美, 장기불황 두려워 부양책…리스크만 키우고 있다"
    세계의 이목이 유럽에 집중돼 있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가 결국 채무 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할 것인지,만약 그렇다면 유럽 및 세계 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유럽에서 전해오는 조그만 뉴스에도 전 세계 주식시장이 요동친다. 그리스는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도 안 되는 나라다. 그리스가 처한 위기를 세계 1위 경제대국 미국이 겪게 된다면 그것은 재앙이 될 것이다.

    그러나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현재 미국의 국가부채는 14조달러다. 백악관 예산관리처가 최근 추정한 올해 미국 재정적자 규모는 1조3160억달러에 달한다. 게다가 미국 경제는 침체에 빠져 있다.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지 않고 기업들은 투자를 하지 않는다. 세수는 줄어드는데 정부가 돈을 더 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미국 보스턴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열린 '연방정부 예산적자 원인과 결과,그리고 치료법' 토론회는 이런 측면에서 미래 세계 경제의 운명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제의 엄중함만큼이나 참석자들의 면면도 화려했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피터 다이아몬드 MIT 경제학과 교수,현재 미 백악관 예산관리처 이사를 맡고 있는 제프리 리브먼 하버드 공공정책대학원(케네디스쿨) 교수,미국 의회 예산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데버러 루카스 MIT 경제학과 교수,'맨큐의 경제학'의 저자로 유명한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198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솔로 MIT 경제학과 교수 등이 패널로 참여해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미국경제연구소(NBER) 소장인 제임스 포터바 MIT 경제학과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MIT는 이 세기의 토론회에 한국경제신문을 언론사로는 유일하게 초대했다.

    ▶제임스 포터바=오늘 토론의 주제는 단순히 재정적자 문제에 머물지 않는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뜨겁게 진행되고 있는 '정부의 크기'에 대한 논의와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또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경제정책을 수립해야 할지에 대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작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고용 분야 전문가인 다이아몬드 교수부터 토론을 시작해달라.

    ▶피터 다이아몬드=현재 미국은 '고용 위기(unemployemnt crisis)'와 '부채 문제(debt problem)'를 안고 있다. 그런데 워싱턴의 정치인들은 마치 미국이 '부채 위기(debt crisis)'와 '고용 문제(unemployemnt problem)'를 안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과도한 부채보다 9.1%에 달하는 실업률이 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레고리 맨큐=많은 사람이 세 가지를 우려한다. 첫째,미국이 (장기 불황에 빠진) 일본처럼 될 것을 우려한다. 둘째,미국이 (부채 위기에 처한) 그리스처럼 될 것을 우려한다. 셋째,미국이 짐바브웨처럼 될 것을 우려한다. (좌중 웃음) 짐바브웨는 재무부와 중앙은행이 돈을 마구 풀어대 돈이 아무짝에도 쓸모없어진 하이퍼인플레이션에 처했다. 물론 물가 문제만큼은 벤 버냉키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잘하고 있다. 나는 미국이 짐바브웨처럼 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는 미국이 가지고 있는 단기적인 문제가 수년 내에 일본과 같은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고,장기적인 문제가 미래에 그리스와 같은 부채 위기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는 게 생각보다 어려운 점은 두 가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서로 상충한다는 것이다. 현재 처해 있는 경기 침체를 해결하기 위해 부양책을 계속 사용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은 계속 늘어난다. 내가 보기에 미국은 일본과 같이 될 것을 우려한 나머지 그리스처럼 될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유일한 질문은 언제쯤 우리가 그리스가 될 것이냐이다. 시기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르겠다.

    ▶다이아몬드=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연방 정부가 발행한 채권의 일부는 정부와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민간과 외국인 등이 보유한 미국 채권이다. 채권시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숫자가 바로 민간과 외국인이 보유한 채권의 양이 GDP의 어느 정도 수준인가 하는 점이다. 그리스와 이탈리아가 어려움을 겪는 건 이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비율이 어느 정도면 적절한 것일까. 2009년 출간된 '이번에는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의 공동 저자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와 카르멘 라인하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 비율이 90% 미만에 머물러 있으면 경제에 어떤 영향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역사적으로 검증했다. 현재 미국 민간이나 외국인이 보유한 미국 국채는 GDP의 70% 수준이다. 의회 예산국은 현재의 적자 감축 계획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2021년에도 GDP 대비 이 비율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적용해도 101%다. 워싱턴이 세금을 늘리고 지출을 줄이는 일을 계속 지연시키는 등 가능한 모든 악재가 현실화될 것을 가정해서다. 아마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맨큐=다이아몬드 교수처럼 채권 시장도 미국의 부채 문제를 별로 우려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미 국채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시장이 부채 문제를 우려하지 않는 것이 더 걱정된다고 말한다.

    ▶다이아몬드=물론 미국은 '부채 문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부채 위기'는 아니다. 진짜 위기는 높은 실업률이다. 특히 1년 이상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장기 실업자의 비율이 크게 늘어났다. 지금은 대규모의 재정 지출을 통한 경기 부양이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나쁜 지출은 줄여야겠지만 좋은 지출은 줄이면 안 된다. 다리 도로와 같은 인프라,비용 대비 효과가 큰 연구 · 개발(R&D) 등 미국의 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곳에 예산을 사용해야 한다.

    ▶포터바=의회 예산국에서 일했던 루카스 교수의 의견은 어떤가?

    ▶데버러 루카스=경제학자 허버트 스타인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는 것은 지속되지 않는다(If something cannot go forever,it will stop)"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지금과 같은 예산 불균형이 지속될 수는 없다. 문제는 어떤 식으로 결말이 나느냐다.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연착륙하는 시나리오와 경착륙하는 시나리오다. 첫 번째 연착륙 시나리오는 부채가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경우다. 이 경우 외국인이 계속해서 미국에 돈을 빌려줄 것이기 때문에 금리도 천천히 올라간다. 물론 정부 부채의 증가는 민간의 투자를 구축(crowding out)할 것이다. 그러면 삶의 질이 저하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균형을 찾아가는 시나리오다.

    두 번째 경착륙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경우는 더 심각하다. 재정위기가 오기 때문이다. 이는 부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 현실화될 수 있다. 제로금리가 수년간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시나리오다. 부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 금리도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그러면 외국인은 미국에 더 이상 돈을 빌려주지 않을 것이고 급격한 예산 삭감이 뒤따르게 된다. 이는 사회 불안(social unrest)으로 이어질 것이다.

    ▶포터바=두 번째 시나리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루카스=사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많은 방안이 이미 존재하고 있다. 두 가지로 구분하자면 톱다운(하향식) 방식과 보텀업(상향식) 방식이다. 톱다운 방식을 통해 부채 증가를 제한하는 것은 과거에도 종종 시도한 적이 있다. 현재 의회에 설치돼 있는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특별위원회도 톱다운 방식의 한 사례다.

    의회가 재정 감축 규모를 정한 다음 각 정부기관에 내려보내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의회가 스스로의 손을 묶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다소 회의적이다. 의회는 항상 예산을 늘리려는 속성이 있다. 효과를 측정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다른 선택을 했을 때의 결과를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 "높은 실업률이 더 문제…재정으로 고용 늘릴 때"

    복지 줄일지, 세금 올릴지 사회적 합의 도출이 중요
    기업 투자하고 뛰게 해야, 국가 부채도 줄일 수 있어
    포퓰리즘에 흔들리는 워싱턴 정치시스템 문제


    맨큐 "美, 장기불황 두려워 부양책…리스크만 키우고 있다"
    둘째는 각 정부기관들이 스스로 비용을 통제하는 보텀업 방식이다. 이 경우 결국 시장 원리에 따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메디케어(노인 의료지원)와 같은 대규모 프로그램들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 방식을 도입하면 각 예산 간에 이성적이고 공정한 상쇄효과(trade off)가 나타날 수 있다.

    결국 문제는 여러 방안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할지다. 따라서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첫째,사회적 합의(컨센서스)를 이루기 위한 노력이다. 예를 들어 부유한 노인층에 사회보장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세금을 올려야 하느냐,혹은 세금을 더 걷지 않고 그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줄여야 하느냐 등은 매우 어려운 주제다. 여기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둘째로는 대중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가 모르는 것,결과가 불확실한 것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이것은 마치 기후변화 토론과 흡사하다. 너무 늦어버리기 전까지는 눈에 드러나는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특히 미국은 괜찮을 것이라는 '미국 예외주의(American exceptionalism)'를 경계해야 한다.

    ▶제프리 리브먼=미국의 정치 시스템을 보면 예산 적자로 향해 가는 일종의 관성이 있다. 하지만 이런 관성에도 불구하고 과거에는 재정과 관련된 도전 과제를 나름대로 잘 관리해왔다. 예를 들어 1980년대 초반에는 정부가 30~40년 뒤 베이비붐 세대 은퇴 이후를 전망했다. 이에 따라 관련법을 통과시키고 재정을 관리했다. 이는 1990년대 재정흑자를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 1990년대 들어 흑자를 활용해 세금을 깎고 사회보장제도를 강화하는 등의 움직임이 있었지만 약 3년에 한 번씩 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흑자를 유지해왔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조정 없이 관성에 따라 재정적자가 확대됐다. 결국 정치 시스템이 문제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2021년 재정적자는 GDP 대비 6.5%에 달할 전망이다. 2003~2007년 GDP 대비 평균 8%였던 의료보험 및 사회보장 비용이 2021년에 11.3%까지 늘어나고 이자비용도 1.5%에서 4.0%까지 늘어난다. 지출을 줄이고 세수를 늘려야 하지만 정치적으로 둘 다 쉽지 않다. 내년 말 끝나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세금 감면 조치가 계획대로 종료돼야 하고 의료보험제도에 대한 책임 있는 개혁도 있어야 한다. 극도로 양분돼 있는 워싱턴에서 합의를 이끌어낼 정치적 리더십이 절실하다.

    ▶맨큐=윈스턴 처칠은 이렇게 말했다. "미국인들은 항상 옳은 일을 할 것이다. 모든 대안을 소진한 다음에."(좌중 웃음) 현재 미국의 재정 정책이 딱 그렇다. 모든 대안을 소진하고 있는 중이다.

    장기 재정정책에 있어서 내가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은 건강보험 비용의 지속적인 상승이다. 사실 재정 문제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1981년 세금을 인하하기 전부터 시작됐다. 1930년대 사회보장제도가 시작됐고 1960년대 메디케어가 시작됐다. 이런 제도들이 지속가능하지 않은 방식으로 전개돼왔다. 전체 인구 중에서 사회보장 혜택의 수혜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구조다.

    건강보험 비용을 상승시키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바로 기술이다. 우리를 건강하게 만드는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고 동시에 계속해서 비싸지고 있다. 우선 의료기술의 발달로 사람들의 수명이 늘어나면서 의료보험의 수혜자가 더욱 늘어난다 .둘째로 의료비용은 계속 비싸진다. 예를 들어 기술이 발전해 먹으면 아프지도 않고 늙지도 않고 심지어 죽지도 않는 약이 나왔다고 가정하자.그리고 이 약을 제조하는 데 드는 비용이 1년에 10만달러라고 가정하자.미국의 1인당 소득 중간치는 4만5000달러다. 모든 사람들이 이 약을 먹을 수는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 약을 살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말할 것인가. 어떤 사람들은 영원히 살고,어떤 사람들은 돈을 낼 수 없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고 얘기해야 할까? 그것이 진정한 '적자생존'이라고 말할까? 우리가 이런 자원을 어떻게 배분해야 할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건강보험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는 미국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굉장히 어려운 숙제다.

    ▶포터바=만약 맨큐 교수가 대통령이라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맨큐=나라면 우선 믿을 만한 예산안부터 내놓을 것이다. 하지만 워싱턴에서 예산이 정해지는 방식은 전혀 믿을 만하지 않다. 왜냐하면 미래에 대한 전망에 근거해서 나온 예산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래에 대한 전망이 아니라 자신이 생각하기에 해야 할 것을 근거로 예산안을 만든다. 그러다보니 오바마 행정부 들어 GDP 대비 부채 비율은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다.

    ▶포터바=마지막으로 솔로 교수가 정리를 해줬으면 좋겠다.

    ▶로버트 솔로=나는 우리가 재정적자 문제에 대해 왜 신경을 써야 하는지에 대해 기본적인 것을 설명하겠다. 첫째로 여러분이 기억해야 할 것은 정부의 재정적자는 저축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예산지출은 가계,기업 등 민간 부문의 저축을 상쇄한다. 어떤 투자도 저축이 뒷받침돼야 한다. 민간의 저축이 없으면 기업 투자도 이뤄질 수 없다. 하지만 지금 미국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과잉저축이다. 민간의 저축이 많다는 뜻은 가계가 지출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들의 수요가 줄어들다보니 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는다. 주택건설도 일어나지 않는다. 재화와 용역을 기꺼이 사려고 하는 소비자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는 민간의 저축을 상쇄하기 위해 지출을 할 수밖에 없다. 경제를 굴러가게 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수요를 창출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해 공공 서비스를 늘리는 이유다. 따라서 정부의 재정적자,즉 재정지출 확대는 과잉저축이 있을 때는 좋은 것이고,과잉수요가 존재할 때는 나쁜 것이다. 현재 미국 경제에 있어서 재정지출은 반드시 필요하다.

    ▶포터바=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나 다이아몬드 교수의 의견과 일치하는 것 같다.

    ▶솔로=일정 부분은 그렇다. 하지만 이번엔 연방정부 부채의 규모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연방정부 부채,즉 순부채는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기업 주식과 경쟁하게 돼 있다. (투자자들이 국채에 투자할지 민간 기업의 주식에 투자할지를 선택한다는 의미다. ) GDP 대비 순부채 비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국채가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민간 주식의 자리를 빼앗는다는 뜻이다. 민간 기업의 주식이야말로 생산적인 투자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MIT 연기금이 국채 대신 기업 주식을 사야 기업이 자금을 조달해 투자가 늘어나고 미국의 생산 역량이 확대될 수 있다. 현재 미국의 가장 큰 문제는 기업들이 투자를 안 한다는 점이다. 궁극적으로 GDP 대비 부채 비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결국 민간 부문이 뛰게 만들어야 한다.

    결론을 말하자면 과잉저축 상황에서 정부 지출은 경제를 굴러가게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과도한 정부 부채는 민간의 투자를 구축(displacing)하기 때문에 우리는 어느 정도 수준까지 정부 지출을 늘릴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재 9.1%인 실업률이 몇 %로 낮아질 때까지 지출을 늘릴 것인지 정해야 한다.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보스턴=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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