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서울 도곡근린공원 나무 수백 그루가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경찰은 개발허가를 받으려고 악의적으로 나무를 훼손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강남구청이 지난달 16일 강남구 도곡동 도곡근린공원 등산로 일대 나무 170여 그루 훼손사건 수사를 의뢰함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고 9일 밝혔다.강남구청은 누군가 의도적으로 톱·드릴 등 공구를 사용해 밑동을 심하게 훼손하고 나무 껍질을 벗겨낸 점을 감안,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훼손된 나무는 주로 산벚나무와 참나무 등 품종이다.평균 수령은 10~15년 가량이었다.경찰은 일정 규모 임야 내에 있는 나무 중 죽은 나무 비율이 50% 이상일 경우 개발허가를 평가하는 서울시도시계획조례를 악용한 사건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서울시는 특정 지역에서 자라는 나무의 높이를 지상 1.2m 기준으로 측정,‘입목본수도(立木 本數度)’를 확정한 뒤 개발여부를 결정한다.고의 또는 불법으로 나무를 훼손한 뒤 개발허가를 받았다가 적발되면 이를 해제한다.경찰 관계자는 “나무가 있는 땅에 개발허가를 받을 목적으로 나무를 훼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목격자와 주변 CCTV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 강북경찰서는 지난해 2월 개발허가를 받으려고 북한산국립공원 인근 자신의 임야에 있던 소나무 등 47그루에 농약을 주사해 말려죽인 혐의(특가법상 산림법 위반)로 A씨(43)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