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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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정희성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다볼 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벌써 20년이나 됐습니다. 그해 가을 이 시를 읽고 노트에 옮겨 적으며 몇 번이나 되뇌었습니다. 이렇게 쉬운 말로 이토록 웅숭깊은 사랑 노래를 빚어내다니.
'당신'의 가슴에서 나온 날실을 세로줄로 세우고 '내' 몸에서 나온 씨실을 가로줄로 엮어 '우리'의 꿈을 한 폭의 비단으로 짤 수만 있다면,맵찬 바람과 오랜 외로움인들 어찌 견디지 못하겠습니까. 견우와 직녀처럼 우리가 엮어낸 하나의 꿈이 '외롭고 긴 기다림'과 오랜 침묵,그 너머에 있는 그리움과 슬픔까지 보듬어 안은 뒤에야 더욱 빛나는 것을.
고두현 문화부장 · 시인 kdh@hankyung.com
정희성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다볼 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벌써 20년이나 됐습니다. 그해 가을 이 시를 읽고 노트에 옮겨 적으며 몇 번이나 되뇌었습니다. 이렇게 쉬운 말로 이토록 웅숭깊은 사랑 노래를 빚어내다니.
'당신'의 가슴에서 나온 날실을 세로줄로 세우고 '내' 몸에서 나온 씨실을 가로줄로 엮어 '우리'의 꿈을 한 폭의 비단으로 짤 수만 있다면,맵찬 바람과 오랜 외로움인들 어찌 견디지 못하겠습니까. 견우와 직녀처럼 우리가 엮어낸 하나의 꿈이 '외롭고 긴 기다림'과 오랜 침묵,그 너머에 있는 그리움과 슬픔까지 보듬어 안은 뒤에야 더욱 빛나는 것을.
고두현 문화부장 · 시인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