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의 수요가 중소형 평형에 몰리고 있지만 주변시세나 같은 단지 중소형보다 낮은 '착한 분양가'를 책정한 중대형은 잘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상반기 서울 옥수동에서 분양한 '래미안 옥수 리버젠'은 중대형 평형을 주로 분양했음에도 1순위에서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전용 113㎡ 61가구와 전용 134㎡ 29가구는 평균 4.43 대 1,최고 6.83 대 1을 보였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인근 입주 11년차 아파트 시세가 3.3㎡당 1800만~1900만원대인데,새 아파트는 1800만~1950만원에 책정했다"며 "지역 내 갈아타기 수요와 강남권 출퇴근 수요에 힘입어 100% 계약됐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이 경기 의왕에서 공급한 '의왕 내손 e편한세상' 중대형 6개 타입(공급면적 142~194㎡)도 평균 1.3 대 1로 순위 내 마감됐다. 공급면적 83~130㎡의 평균 분양가(1638만원)보다 60만원 이상 낮은 1576만원으로 분양한 것이 주효했다.

GS건설도 대전 '센트럴자이' 전용 113㎡와 118㎡를 중소형보다 3.3㎡당 30만원 낮은 729만원에 공급,각각 9 대 1과 2 대 1로 순위 내 접수를 마쳤다.

이에 따라 올 가을 분양을 앞둔 건설업체들도 분양가와 디자인 차별화를 통해 중대형 실수요자 잡기에 나섰다. 삼성물산은 서울 전농7구역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 121㎡ 분양가를 중소형보다 20만~30만원 낮은 3.3㎡당 1300만~1400만원대로 책정했다. 서울 시내 주요 재개발구역에서 중대형이 중소형보다 낮게 분양된 사례는 찾기 어렵다.

목포 옥암지구 12블록에서 '목포 우미 파렌하이트(전용 84~140㎡ 549가구)'를 이달 중 분양하는 우미건설도 내부를 한옥풍으로 디자인하고 입주민들이 단지 안에서 최고 수준의 온라인 영어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부산에서 '서면 동문 굿모닝힐'을 분양 중인 동문건설은 전용 70㎡의 3.3㎡당 분양가를 740만~850만원,138㎡의 분양가를 670만~780만원으로 책정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나비에셋의 곽창석 사장은 "2~3년 정도 신규 공급이 되지 않으면 기존아파트 노후화 등에 따른 교체 수요가 쌓인다"며 "차별화한 중대형은 팔리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