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양승태 대법원장의 ‘경차 예찬론’이 화제다.

양 대법원장은 9일 KBS TV 시사프로그램 ‘일요진단’에 출연,“왜 사람들이 경차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경차 이용에 따른 장점을 구체적으로 열거했다.“경차를 타면 주차하기도 편하고 또 좁은 길도 얼마든지 잘 주행할 수도 있고 주차료나 통행료도 반값입니다.”양 대법원장은 출퇴근시에는 관용차를 이용하지만 주말에는 기아차 ‘모닝’(2009년식,배기량 999cc)을 직접 운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지난 2월 대법관 퇴임한 이후 모닝을 자주 애용한 것으로 전해졌다.부산지법원장 시절에는 마티즈도 몰았다.

양 대법원장은 경제적 사정만 보면 굳이 경차를 타지 않아도 된다.지난 8월 대법원장 임명동의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재산공개내역에 따르면 총 재산은 32억9706만원이다.이중 본인 명의 재산은 17억 8776만원，배우자 명의 재산은 15억929만원이다.양 대법원장은 “순전히 실용적인 이유에서 경차를 타고 다닌다”고 해명했다.

대법원측은 “접촉사고라도 나면 어떻게 하려고…”라며 양 대법원장의 경차 이용을 만류하고 있하한다.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장님 얼굴이 많이 알려져서 경차를 타고 다니는 모습이 노출돼도 괜찮을지 모르겠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양 대법원장은 또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법원에 ‘시민참여위원회’를 설치하고 국민참여재판을 확대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그는 “옴부즈맨 같은 제도는 일반 시민의 의견을 반영하는 데 참 좋은 제도”라고 말했다.

최근 1심 무죄 선고로 논란을 빚는 선재성 부장판사 사건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의견은 있지만 대법원장의 발언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취임사에서 언급했던 ‘보석조건부 영장제도’에 대해서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한 것으로 지금 당장 추진하겠다는 것은 아니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이와함께 양 대법원장은 전관예우 문제에 대해 “법조일원화，평생법관제를 통해 법관이 변호사로 개업하는 길을 막아 전관이 없어지도록 하는 것이 근본적인 치유책“이라고 진단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