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사진)이 9일 '금품수수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신 전 차관은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중앙지검에 검은색 SM5승용차를 타고 나타났다. 그는 한 손에는 태블릿PC '아이패드'를 들고 변호사와 함께 차에서 내렸다. 신 전 차관은 "이국철 SLS그룹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게 사실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페이스북에 내 심경을 다 적어놨다"고 답했다. 소환조사 신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변호사를 통해 연락받았다"고 말했다. 기자 출신인 신 전 차관은 "옛날에 여기 출입했었는데,조사받게 될지 몰랐다"며 "기자들이 취재를 잘해서 잘 판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검찰에 출석하기 전 페이스북에 "조금 있으면 검찰에 조사받으러 나간다. 저로서는 무척 억울한 일이나,동시에 고개를 들기 어려울 정도로 부끄럽기도 하다"고 썼다. 신 전 차관은 "그동안 공인으로서 친구 관계를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많이 생각해 보았다"며 "그 친구 입장에서는 오히려 공인이어서 도와주지 못하는 제게 서운했을 수도 있다"고 적었다.

또 "모두 제탓입니다. 교만함에 눈이 멀어 세상을 바로 보지못하고 살아왔습니다. 어릴 적부터 '벼는 익을수록 고개 숙인다'는 어른들 말씀을 많이 들었는데…"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제가 한 일이 죄가 된다면 달게 받겠습니다. 도덕적으로 잘못됐다면 기꺼이 비판을 받아들이겠습니다"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신사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7일 검찰 압수수색에 대해 "신재민과 관련해 비망록에 여러 가지 남아있는 데 검찰이 그걸 가져갔다"며 "신재민이 급하게 아무도 모르게 어디 갔다 왔는데 그런 내용을 나는 다 알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검찰이 각종 비리에 연루되고 정치인,경제인 등의 다양한 행태가 담긴 비망록도 있는데 너무 (파장이) 커서 지금은 오픈 안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권재진 법무장관이 국민들 앞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경찰에 명예훼손죄로 곧 고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심성미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