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63 · 사진)의 '경차 예찬론'이 화제다.

양 대법원장은 9일 TV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왜 사람들이 경차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경차 이용에 따른 장점을 구체적으로 꼽았다. "경차를 타면 주차하기 편하고 또 좁은 길도 얼마든지 잘 주행할 수 있고 주차료나 통행료도 반값"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출퇴근시에는 관용차를 이용하지만 주말에는 기아차 '모닝'(2009년식,배기량 999㏄)을 직접 운전하고 있다. 지난 2월 대법관을 퇴임한 이후 모닝을 애용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지법원장 시절에는 마티즈도 몰았다.

양 대법원장은 경제적 사정만 보면 굳이 경차를 타지 않아도 된다. 지난 8월 대법원장 임명동의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재산내역에 따르면 총 재산은 32억9706만원이다. 본인 명의 재산은 17억8776만원,배우자 명의는 15억929만원이다. 그는 "순전히 실용적인 이유에서 경차를 타고 다닌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접촉사고라도 나면 어떻게 하려고…"라며 양 대법원장의 경차 이용을 만류하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장 얼굴이 많이 알려져 경차를 타고 다니는 모습이 노출돼도 괜찮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