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타계한 지 나흘이 지났지만 그에 대한 추모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전 세계 300여곳의 애플 직영 매장에는 꽃다발을 든 추모 인파가 줄을 이었다. 그가 즐겨 입던 검은색 터틀넥 티셔츠 등도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잡스의 장례식이 금요일에 열렸다"고 짤막하게 보도했다. WSJ에 이를 알려준 사람은 "가족과 지인 몇 사람만이 참석했다"고 전했으나 정확한 장소와 시간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유언장이 있는지 여부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죽음을 준비해왔던 것에 비춰봤을 때 가족을 대상으로 한 유언장은 있지만 이를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 300여개 애플 직영 매장 앞에는 꽃다발과 애도의 글을 담은 카드 등을 놓고 가는 추모 인파로 장사진을 이뤘다. 미국 뉴욕 맨해튼 5가에 있는 매장에는 영어뿐 아니라 중국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로 적은 카드들이 매장 유리창에 가득차기도 했다. 메모에 적힌 글귀는 대부분 알파벳 소문자 'i'로 시작됐다. 일부 애플 팬들은 14일을 '스티브 잡스의 날'로 삼고 세계 각국에서 자체 추모 행사를 열겠다고 밝혔다.

영화사 소니픽처스는 이달 25일 출간 예정인 잡스의 공식 전기를 원작으로 영화를 제작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추모 열기에 힘입어 그가 즐겨 입던 검은색 터틀넥 티셔츠,리바이스 청바지,뉴밸런스 운동화 등의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생전에 입었던 스웨터를 만든 미국 의류업체 세인트크로이 측은 "판매량이 평소의 2배로 뛰었다"며 "일부 매장의 경우 제품이 동났다"고 밝혔다. 이 티셔츠는 일본 패션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가 잡스의 체형에 맞춰 디자인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아이폰4S 예약 주문도 급증하고 있다. 미국 이동통신사 AT&T는 "7일 예약 판매를 시작한 직후 12시간 동안 20만명이 신청했다"며 "지금까지 출시한 아이폰 가운데 가장 예약 가입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통사 버라이즌 측도 "예약 판매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