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장 철수 안한다"

아시아 지역을 총괄하는 벤저민 홍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 홍콩 최고경영자는 한국이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를 잘 견뎌낼 것으로 낙관했다.

또한, SC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계획은 없으며 오히려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홍 최고경영자는 지난 8일 홍콩 SC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을 포함한 여러 아시아 국가가 과거 위기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한국은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유럽이나 미국보다 훨씬 잘 견뎌낼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등 아시아 중앙은행의 경우 외환보유액이 과거 금융위기보다 크게 늘었고 외환 등 자금 유출입 관리도 좋아졌다"면서 "한국은 대외 교역 의존도가 높아 외부 환경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정부가 외화 차입 규제 등 자금 유출을 통제하는 것은 현재로선 적절하다"고 말했다.

홍 최고경영자는 "과거에도 SC가 한국의 은행들과 채권 발행 등의 형태로 협력한 적이 있으며 SC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은행들의 자금 조달에 도움된다면 기꺼이 협력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유럽 재정위기에 대해서는 "유럽 시장에 대한 불안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올해 4분기에도 통화, 채권 시장에서 변동성이 유지될 것"이라면서 "이같은 서구 국가들의 변동성에 아시아도 영향을 받겠지만 아시아 경제 자체는 아직 건전하다"고 전했다.

홍 최고경영자는 "한국은 주택담보대출에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한도가 60%로 유지되고 있는데 이는 국제 기준으로 볼 때 굉장히 보수적인 수치"라면서 "미국, 영국은 LTV가 90%를 넘고 있어 한국의 가계 대출이 문제라면 다른 나라는 이미 파산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SC의 한국 철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난 10여년간 SC그룹이 가장 많은 투자를 한 곳이 한국이며 SC제일은행이 성공하지 못하면 SC 그룹의 미래가 없다"면서 "수신 기반 확대와 더불어 SC의 강점인 기업금융 부분을 활성화해 한국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SC제일은행의 파업에 대해선 "SC제일은행이 도입하고자 하는 것은 실적 기반 보상주의로서 홍콩 등 모든 국가에서 같게 적용하고 있는 부분"이라면서 "노조에서 뭔가를 빼앗으려는 게 아니라 일을 많이 한 직원에게 더 많은 돈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홍 최고경영자는 홍콩 은행들 또한 금융위기에 대비해 유동성을 높이려고 예대율을 65% 수준으로 낮게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홍콩 은행시스템은 자기자본비율이 16%로 높고 유동성도 예대율 65% 수준으로 좋은 편"이라면서 "만일 100달러 예금을 받는다면 65달러를 대출하고 나머지 35달러는 유동성으로 보유해 외부의 충격에 대비한 자본 버퍼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최근 SC제일은행에서 SC홍콩으로 자리를 옮긴 김진겸 부행장은 "현재 상황을 볼 때 글로벌 금융위기는 당분간 계속 갈 것 같다"면서 "한국은 변동성이 크기는 하지만 기초를 흔들 정도가 아니며 잘 버티고 있어 문제가 없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성과급제는 SC의 각국 은행들이 적용하는 일반적인 사항으로 SC제일은행 노조의 반대에도 성과급제는 계속 추진될 것"이라면서 "SC제일은행은 SC그룹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라 매각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홍콩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