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젊은이들은 그 존재만으로도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취업난과 불투명한 미래로 방황하기도 하지만 '젊음'은 다양한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기다.

국제자원활동가, 세계 여행자, 여행작가 등 다방면에서 활동 중인 청년 오혁준 씨(24·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는 20대 열혈 청춘들의 모습을 지닌 사람 이다.

스리랑카 모라투와에서 국제 자원 활동가로 활동하는 오씨를 이메일로 만나봤다.

-여덟 번이나 워크캠프에 참가했다고 들었다. 처음 워크캠프를 가게 된 계기는.

▶"2005년 여름방학 때 캐나다에서 6주간 어학프로그램에 참가한 적이 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세계인들과의 소통에 대한 중요성과 즐거움에 대해 깨달았다. 그러던 중 교내 국제교류학생회를 통해 국제워크캠프에 대해 알게 됐다. 이를 계기로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와 홍익대학교 국제교류센터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2006년 독일 바테슈테튼으로 첫 국제워크캠프를 가게 됐다."

- 워크캠프를 통해 경험한 것들은.

▶"국제워크캠프는 내게 큰 무대였다. 무엇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배울 수 있었다. 거북이 알 돌보기, 병원 간호보조, 축제준비, 자연재해 복구작업, 현지 키즈캠프 인솔, 환경정리정화작업, 농업보조, 지역센터 음악공연 등을 통해 자원활동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처음에는 내 것만 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그들로부터 더 많은 걸 배웠다. 국제워크캠프는 20대라면 꼭 한번 경험해야 가장 소중한 가치이자 놀이다. 앞으로 더 많은 청년들이 국제워크캠프를 경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워크캠프가 자신을 변화시킨 점은.

▶"워크캠프는 새로 출시된 초콜릿과 같았다. 그 누구도 열어보기 전에는 그것이 무슨 맛인지 알 수 없다. 성격, 집안, 배경 등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 눈에 나는 단지 한국에서 온 외국인일 뿐이었다. 사람 대 사람으로 진정한 소통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다. 전 세계 사람들과의 인연에 대해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세를 가질 수 있게 됐고 그만큼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대할 수 있는 마음을 지니게 됐다. 음악과 언어 그리고 국제 자원 활동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국제자원활동과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이 생기면서 이것을 계기로 지금까지 여러 개발 비정부기구(NGO)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 워크캠프를 주제로 한 세미나와 강연 등에 대해 설명한다면.

▶"주로 국제워크캠프와 여행, 국제자원활동 그리고 제 삶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강연을 두 개 꼽으라면 '20대는 낭비도 아름답다'와 '취미는 당신의 가장 훌륭한 스펙이다'라는 주제로 강연했을 때다. 나 역시 방황하는 20대였고, 스펙에만 목메던 대학생이었다. 하지만 국제워크캠프와 다양한 대외활동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었다. '죽은 열정에게 보내는 젊은 구글러의 편지' 저자인 김태원 작가를 모시고 강연을 한 적도 있다."

- 출간 예정인 책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면.

▶"2009년에 반년 동안 일본, 미국, 과테말라, 멕시코를 돌며 여행한 내용을 토대로 원고를 작성하고 있다. 4개국을 돌며 다양한 사람을 만났고, 자원봉사활동을 했다. 그들과 사랑을 하며 세상과 교감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쓰고 있다. 정식 출간은 내년 가을쯤이다."

- 대학생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고 싶은 것만 해도 다 못하고 죽는 게 인생이라는 말이 있다.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진정 즐길 수 있는 일과 활동에 열정을 쏟으며, 이런 삶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 토익, 학점, 자격증 등 이른바 '스펙'을 쌓는 데 치중하는 대학생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내게 강연은 대학생들의 근본적인 문제를 이해하려고 한 시도였다. 스펙이 나쁜 것만은 아니기 때문에 이를 통해 자신이 행복할 수 있다면 말리고 싶진 않다. 하지만 남들이 다 가는 길만이, 스펙과 연결된 길만이 대학생의 삶 속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자신이 좋아하고 즐기는 일을 스펙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취미를 스펙으로 만드는 것이다. 취미는 그 어떤 스펙보다도 훌륭한 자기만의 스펙이다. 열정으로 넘치는 취미를 스펙으로 만든다면 나만의 강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대학생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

▶"생각하면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자기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자아성찰을 하며 자신이 만나는 사람들에게 노력했으면 좋겠다. 이러한 삶과 관계 속에서 올바른 인성을 지니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은.

▶"현재의 인연에 만족할 줄 알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 줄 알며 '아 이사람 정말 사람 냄새 나네'라고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앞으로 단 한 사람에게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게 최종 목표다."

한경닷컴 부수정 기자 oas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