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방과후 수업에 해당하는 유치원 종일제 특성화 프로그램이 기본과정(정규수업)에 편성돼 학부모들의 유치원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조전혁 의원(한나라당)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시·도 교육청별 종일제 특성화 프로그램 운영 현황’에 따르면 이같이 조사됐다.지난 5월 교과부가 전국 4514개 유치원을 대상으로 지도·점검을 벌인 결과 사립 유치원의 13.3%인 243곳이 영어 음악 등 특성화 프로그램을 종일제가 아닌 기본과정 내에 편성·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국·공립유치원은 이런 사례가 한 건도 적발되지 않았다.

점검 결과 광주(100%) 대전(75%) 인천(73.3%) 충남(49.2%) 대구(45.3%) 순으로 기본과정 내 특성화 프로그램 편성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유치원 종일제 특성화 프로그램은 2009년 12월 교과부의 ‘유아교육 선진화 추진계획’에 따라 도입됐다.유치원 교육을 기본과정과 종일제로 구분,기본과정에서는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을 준수하도록 하고 방과후 종일제에서 제한적으로 특성화 프로그램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의 사립 유치원들이 특성화 프로그램을 종일제가 아닌 기본과정에 편성하고 있다.아이를 맡긴 학부모 입장에서는 특성화 프로그램을 하지 않으면 그 시간에 아이가 방치될 수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유치원이 정하는 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

특성화 프로그램 비용 징수 현황을 보면 3만원 이상인 경우가 국·공립유치원은 5%에 불과한 반면 사립유치원은 40%에 달해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조 의원은 “유치원 특성화 프로그램의 기본과정 내 편성 등 변칙적 운영으로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교과부와 시·도 교육청이 적정 관리방안을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지도·감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