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연평균 7%의 고정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장기 부동산 금융 상품이 나온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10일 "만기 20년,수익률 연평균 7%의 새로운 부동산 금융 상품 개발을 검토 중"이라며 "관련 부서 간 협의를 거쳐 내년부터 개인들에게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 상품은 국가나 공기업이 소유한 토지와 건물을 매입하거나 장기 임차해 대형 마트 같은 우량한 민간 기업과 임대계약을 체결한 후 발생하는 임대수수료를 투자자에게 고정적으로 돌려주는 구조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천안아산 KTX 역사를 약 500억원에 매입한 후 한 대형 유통업체에 20년간 임대하는 계약을 체결,지난 6월부터 수익을 내고 있다. 자기자본 기준 20년 투자 수익률은 연평균 9% 수준이다. 여기서 운용보수와 인건비 등을 뺀 후 금융상품화해 개인 고액 자산가들에게 연평균 7% 수익상품(세전 기준)으로 되팔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임대료 수입이 20년간 고정돼 있어 임대차 계약을 맺은 대형 마트가 부도를 내 임대료를 내지 못하는 등 예상하기 어려운 변수만 생기지 않는다면 사실상 20년간 확정금리를 주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증권은 천안아산 KTX역사 외에 경기 광명역 환승터미널 개발이나 서울시 소유 마포 주차장 개발사업 등에 추가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광명역의 경우 1차 투자 규모가 500억원으로 내년 8월부터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천안아산역과 달리 토지를 매입하는 방식이 아닌 임차하는 방식으로 투자 수익률은 더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개인투자자들이 이처럼 장기간 고수익을 거둘 수 있는 금융상품은 없다. 2006~2007년 부동산 활황기에 만기 3년,연 7% 안팎의 부동산 펀드나 리츠 등이 있었으나 현재는 부동산경기 침체로 이만한 수익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만기 20년 국고채 금리는 연 4.01%(10일 현재)로 낮은 수준이다.

우량기업으로 꼽히는 KT가 지난 8월 말 발행한 만기 10년짜리 회사채의 표면금리도 연 4.09%였다. 따라서 이 상품이 나올 경우 장기간 고정수입이 필요한 은퇴생활자 등에게 유리할 전망이다. 1억원을 투자할 경우 20년 동안 매년 700만원을 받을 수 있어서다.

회사 관계자는 "당초 국민연금이나 삼성생명과 같은 기관투자가들에 판매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했으나 개인에게 판매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해 우수고객 등에게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런 장기 금융상품이 활성화되려면 우량기업과 임대계약을 체결할 부동산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대상 부동산이 적을 경우 상품이 활성화되기 힘들다. 장기 부동산 금융상품 특성상 조기 환매나 유통시장을 통한 재판매가 까다로울 전망이어서 중도에 원금이 필요한 투자자들은 불편할 수 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