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짝퉁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산업금융채권(산금채)’으로 사기 행각을 벌이던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수조원 상당 외평채·산금채를 위조해 타인의 자금을 빼앗은 혐의(사기)로 이모씨(57)를 구속하고 다른 일당을 추적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 등은 지난 4월부터 대만인 피해자 M씨의 대만 소재 사무실에서 외평채 6000억원을 담보로 신용장을 개설하겠다고 속여 M씨와 러시아 석유수입 동업 약정을 체결한 뒤 미화 120만달러(13억원 상당)를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 등은 제3자인 무역상 박모씨를 브로커로 활용해 “석유를 수입할 수 잇도록 판로를 열어주겠다”며 M씨를 속여 금품을 받아냈다.이들은 약사 안모씨에게도 접근해 청와대 고위공무원을 사칭,외평채로 재력을 과시하며 2008년부터 10여차례에 걸쳐 2억5000만원 상당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로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의 자금을 추적하다 제3자가 보관하던 2조5000억원 상당 외평채,1190억원 상당 산금채 등 2조6190억원 상당 금품을 압수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에 압수한 외평채와 산금채의 규모가 워낙 방대한데다 위조 수법도 정교해 금융시장에 실제로 유통됐다면 대혼란을 일으켰을 것”이라며 “위조 외평채와 산금채를 활용한 이 같은 범죄 피해자가 더 있을 수 있으니 유사 피해에 주의해 달라”고 말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