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일의 법조 산책] 이태원 클럽의 젊은 변호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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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늦은 시각인데도 파키스탄 홍콩 일본 호주 중국 대만 말레이시아 출신 등 100여명 변호사들이 홀을 가득 메웠다. 이들은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가 하면 한쪽에서는 부지런히 명함을 주고 받으며 얼굴들을 익혔다.
일본변호사연합회 소속으로 한국 담당이라는 오카와 히데후미 씨는 한국말을 그런대로 했다. 비서 겸 여자친구를 데려온 파키스탄 변호사는 북한에서도 한국말을 쓰는지 궁금해 했고,호주 출신 캐롤라인 카운슬 씨(여)는 "호주에서는 젊은 변호사들이 앞다퉈 영국 미국 등 외국으로 진출한다"고 자랑했다. 양호인 씨는 아르헨티나 변호사다. 작년 5월 법무법인 세종에 합류했다는 그는 "중남미는 자원이 많아 한국 기업에 기회의 땅"이라고 관심을 촉구했다. 밤 11시가 넘어서자 신영무 대한변호사협회장이 얼굴을 내비쳤다.
"딱딱한 공식 행사장보다 훨씬 소통이 쉽다"(노영희 대한변협 대변인)는 게 참석자들의 공통된 반응.국내 변호사 시장은 사실상 포화 상태다. 로스쿨 출신 1500여명이 쏟아져 나오는 내년부터는 그야말로 정글이 된다. 그런데도 전관,새내기 할 것 없이 모두들 좁은 국내 시장만 놓고 아등바등거린다. 서툰 영어로나마 이들 외국 변호사들과 부대끼며 세계로 눈을 돌리려는 젊은 변호사야말로 한국 법률시장의 희망이 아닐까. 기꺼이 박수를 쳐주고 싶다.
김병일 법조팀장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