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런던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을 취재하고 돌아왔다. 20살 안팎의 어린 선수들이 몇 년간 참고 노력한 결과를 쏟아내는 자리, 그야말로 감동적이었다. 우리나라는 3연패를 기록하며 통산 17번째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폐회식을 지켜보던 나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정작 우승국에 대한 시상은 하지 않는 것이었다. 조직위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원래 이 대회에는 종합우승이라는 것 자체가 없고 지금껏 시상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각 종목 수상자가 있을 뿐, 모두가 최선을 다한 자리에서 어느 나라가 몇 개의 메달을 땄느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랬다. 현장에서 지켜본 국제기능올림픽은 전 세계 젊은 기능인들의 축제였다. 모두가 최선을 다했고 아쉽지만 결과에 승복했다. 하지만 우리 선수단은 그 축제를 즐기지 못했다. 가장 많은 금메달을 땄지만, 시상식에서 우리 선수단은 이상할 정도로 가장 조용했다. 선수단 관계자에게 물었더니, 정작 메달을 따야 할 선수들은 못 따고,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들이 메달을 따 그렇다고 했다. 선수들끼리 서로 눈치를 보느라 선수단 전체가 온전히 축제를 즐기지 못한 것이다. 금메달을 땄지만 마음껏 웃고 즐기지 못하는 선수들, 종합우승이 전부였던 우리가 만들어 낸 촌극이었다. 한 외국기자가 한국선수들의 표정이 왜 그러냐고 물었을 때, 난 정말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 종합우승이라는 말, 그동안 우리만 써왔다. 그게 보기에도 좋고, 사실 홍보에도 좋았을 것이다. 그런 생각에 남들은 쓰지도 않는 `올림픽`이라는 단어를 대회 이름에 갖다 붙였을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원어로 `World Skills` 우리말로는 국제기능대회가 맞다. 올림픽이 더 폼이 나긴 한다. 난 우리가 이룩한 17번째 우승을 폄하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종합우승이나 성적보다 중요한 것은 분명히 있다. 한 선수가 한 말이 가슴에 남았다. "메달 못 땄어도 최선을 다해서 후회는 없는데, 자꾸 옆에서 위로를 하니까 우울해 지네요." 김민수기자 mskim@wowtv.co.kr 한국경제TV 주요뉴스 ㆍ최동원과 선동렬의 명승부...조승우,양동근이 재현? ㆍ"혹시 전 여친이 내 미니홈피에..?" ㆍ"북파공작원,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6년 확정" ㆍ[포토][건강] 눈을 보호하려면 원데이 렌즈는 딱 "하루"만 착용해라 ㆍ[포토][BIFF] 부산을 뜨겁게 달군 여배우들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민수기자 ms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