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가 이동통신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13일 전문가들은 새로운 사업자의 출현으로 통신주에 대한 경쟁심화 우려가 커질 것으로 봤으나, 대부분 기존의 3강 구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지원이 관건이 될 것이고, 주가도 이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CJ, 이통사업 진출…통신株, 큰 영향 없을 것

국내 최대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CJ헬로비전은 전날 KT와 MVNO(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 계약을 체결, 연말까지 단말기 수급을 마친 뒤 내년 초부터 본격 서비스에 나선다고 밝혔다.

CJ그룹은 기존 영세 MVNO 수준이 아닌, 3대 통신사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CJ그룹의 강점인 문화 콘텐츠 서비스를 결합해 사실상 국내 네 번째 이동통신 회사로 성장시킨다는 것이다.

CJ는 통신요금을 대폭 낮추는 한편 기존 통신사들이 하지 못하는 영화 음악 게임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고 케이블방송과 온라인 쇼핑몰 회원을 기반으로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 등 기존 통신사들과 마찬가지로 초고속 인터넷과 케이블방송,이동통신을 묶은 결합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CJ의 출현으로 경쟁심화의 여지는 만들어졌다"며 "그러나 통신시장이 4G 등 플랫폼 성장구도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남의 망으로 빌려서 사업하는 구조로는 기존 3강체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주 주가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이슈는 아니나, 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없을 것이란 판단이다.

김홍식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시장 잠식이 안 됐을 때 진입했어야 했는데 늦었다"며 "기존 케이블가입자를 중심으로 시장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지원이 관건"

통신요금 인하를 유도하고 있는 정부의 방침을 감안한다면, 정부의 CJ 지원이 통신주 움직임을 좌우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동섭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냥 시장논리에 맡긴다면 CJ의 MVNO 사업은 성공 가능성이 굉장히 낮다"며 "그러나 정부가 얼마나 도와주느냐에 따라 이번 이슈가 단기가 될지 장기가 될지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때문에 현재는 CJ의 이동통신사업 진출에 따른 기존 사업자의 충격을 분석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이 센터장은 "CJ는 물론 기존 사업자도 방송통신위원회에 다양한 요구를 할 것"이라며 "방통위가 어떻게 균형을 맞추느냐가 앞으로의 이슈"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