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국내 자동차 업종을 순매수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이 미국 상·하원을 모두 통과하면서 국내 자동차 관련주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13일 오후 2시 32분 현재 현대차는 전날보다 7000원(3.37%) 오른 21만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흘 연속 오르는 강세다. 현대모비스, 기아차, 만도 등도 1~2%대 동반강세다.

이외에 중소 자동차 부품주들도 급등세다. 상신브레이크, 파브코, 대유에이텍, 유성기업, 평화산업 등도 4~7%대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자동차 관련주들의 강세는 외국인이 견인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운송장비업종을 1300억원 이상 사들이고 있다. 특히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각각 15만주와 10만주 이상 순매수중이다. 동양기전, 체시스, 현대위아, 만도 등에도 외인 매수세가 들어오고 있다.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7월에는 한-EU FTA가 발효되어 현재 약 100일이 지난 상태"라며 "한-EU FTA이후 100일 동안 한국의 대EU 수출 증가율은 1.1% 감소했지만 FTA를 통해 관세 인하 혜택이 있었던 자동차 및 석유제품의 경우는 100%가 넘는 높은 수출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이 센터장은 "한-미 FTA 발효시, 산업별 대미 수출 증대 효과는 자동차의 경우 연간 7.2억 달러, IT 1.6억 달러, 섬유 1.1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라며 "수출 비중이 높지만 현재 대부분의 품목에서 관세가 부과되지 않고 있는 철강과 조선은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관세 철폐 시기나 수출 규모를 감안할 때 가장 효과가 큰 업종은 자동차, 그 중에서도 당장 효과를 볼 수 있는 업종이 자동차 부품"이라며 "자동차의 경우 부품에 대한 관세는 즉시 철폐되고 완성차에 대한 2.5% 관세는 5년 후에 철폐되는데 미국에 진출해 있는 부품사의 경우 현지생산을 하더라도 CKD 형태로 한국 부품을 조달 받아 조립하는 업체들은 관세 인하 효과를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일본과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이 27%인데 두 나라는 미국과 FTA가 체결되어 있지 않아 한국의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 제고로, 점유율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도 최근 분석보고서를 통해 "한·미 FTA 이후 자동차의 경우 상대국에 대한 수출비중 및 국내소비자의 미국차에 대한 낮은 구매빈도를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한국 완성차업체의 혜택이 더 클 것"이라며 "아울러 미국이 한국산 부품에 부과하는 4%대의 관세가 FTA 체결 즉시 철폐될 것이라서 부품업체 역시 수출증대의 기회를 맞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토러스증권은 현대차 계열로의 납품 비중이 높거나 고부가 부품의 수출 비중이 높은 부품사들이 FTA 수혜를 볼 전망이라며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현대모비스, 만도, 평화정공을 들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