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강력한 경제동맹으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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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회 FTA 비준…한국만 남았다
FTA 협상주역 캐런 바티아 前 USTR 부대표
"한·EU FTA가 잠자던 美 깨워"
FTA 협상주역 캐런 바티아 前 USTR 부대표
"한·EU FTA가 잠자던 美 깨워"
두 사람은 양국의 대표 기업에서 비즈니스맨으로 변신하는 길을 택했다. 김 전 본부장이 삼성전자 해외법무담당 사장으로,바티아 전 부대표는 제너럴일렉트릭(GE)의 글로벌 정부 · 정책담당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중동에 출장가 있는 바티아 부사장을 수소문해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축하합니다. 한 · 미 양국에 위대하고 자랑스러운 순간입니다. " 미 의회가 12일(현지시간) 마침내 한 · 미 FTA를 비준했다는 소식에 그는 축하인사부터 건넸다. 무려 4년여를 기다리가 아들 같은 FTA를 승인받았으니 누구보다 감회가 새로웠을 것이다.
바티아 부사장은 "양국이 FTA를 맺기로 한 것은 훌륭한 선택이었다"고 평가했지만 "정치적인 측면에서 아주 힘든 협상이었다"고 털어놨다. 어떤 사안이 가장 어려웠느냐는 질문에 "양측은 농업,자동차,투자와 지식재산권 협상에 아주 민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한 · 미 FTA 비준 이전의 한 · 미 관계를 "군사와 정치동맹이라는 두 개의 다리를 가진 의자"에 비유했다. "그동안 양국의 경제 관계는 상대적으로 덜 발전됐지만 FTA를 통해 강력한 경제동맹이라는 세 번째 축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바티아 부사장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둘러 한 · 미 FTA 이행법안을 제출하고 미 의회가 이를 비준한 것에 대해서도 정곡을 찔렀다. 한 · 미 FTA보다 체결은 늦었지만 지난 7월1일 먼저 발효된 한 · 유럽연합(EU) FTA가 "잠자던 미국을 깨웠다(wake-up call)"고 말했다. 한 · 미 FTA 비준에 따라 "GE를 포함한 많은 미국 기업이 한국시장 진출 기회를 확대하게 됐다"며 "이들은 굉장히 흥분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양국이 경제 성장을 지속하려면 주저하지 말고 앞으로 더 많은 무역협정을 맺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오바마 정부가 아시아 · 태평양지역에서 추진하고 있는 다자 간 FTA인 환태평양파트너십(TPP)에 한국이 반드시 참여할 것을 넌지시 요구했다. "한국은 세계 무역협정 역사상 황금기준(gold standard)이라고 할 만한 한 · 미 FTA를 성취했는데 뭐가 두려우냐"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