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기위험 커졌다"…금리 넉달째 年 3.25%로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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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재정위기 확산
美경제 둔화 조짐
만장일치로 결정
美경제 둔화 조짐
만장일치로 결정
김중수 한은 총재는 13일 연 3.25%인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내외 경제 모두 성장의 하방 위험이 커졌다"며 "금통위의 이번 결정은 만장일치"라고 말했다. 9월 금리 동결 때는 소수의견이나마 금리 인상론이 제기됐다.
경기 전망은 악화됐다. 유럽 재정위기 확산,미국 경제 둔화 조짐,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 대외 여건이 한층 불확실해진 탓이다. 한은이 배포한 '통화정책 방향'을 보면 지난달 '선진국 경제의 회복세 약화'라는 문구가 이달에는 '선진국 경제의 부진'으로 교체됐다. 국내 경제에 대한 진단도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 증대'에서 '성장의 하방 위험 증대'로 바뀌었다.
물가에 대한 한은의 우려는 다소 누그러졌다. 지난달 포함됐던 "당분간 높은 물가 상승률이 예상된다"는 표현이 이달에는 빠졌다. 김 총재도 "당초 한은의 목표(4% 이내)는 넘겠지만 물가가 서서히나마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김 총재는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 논의는 전혀 없었다"며 "(석유류와 농산물을 뺀) 근원물가가 계속 높게 나오는 한 금리 정상화(적정 수준으로 금리인상)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이 8월 5.3%에서 지난달 4.3%로 낮아졌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3.9%로 여전히 높은 만큼 물가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문홍철 동부증권 채권 애널리스트는 "대외 불안에 따른 경기 하방 리스크 확대에 무게를 두며 기준금리가 동결됐다"며 "한은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며 경기와 물가,대외경기 관련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은 힘들다는 진단이다.
한편 김 총재는 외환보유액을 은행에 대출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모든 국민이 동의하는 위기가 아니면 외환보유액을 쓰기 어렵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