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금융위원장 "한국 금융권도 탐욕 버려라"

김석동 금융위원장(사진)은 13일 미국의 반(反)월가 시위가 전 세계로 번지는 것과 관련,"우리 금융권도 과도한 탐욕과 도덕적 해이를 버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반월가 시위는 경기침체 청년실업 빈부격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월가로 대표되는 기득권층인 금융권에 대해 일어난 점에 주목한다"며 "우리 금융권도 내부를 다잡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당한 성과와 보수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고급 간부의 억대 연봉 체계에 대해 금융권 스스로 답을 내놓아야 한다"며 "(금융회사들이) 과거 어떤 형편에 있었는지 되돌아보고,어떤 행동양식을 가져야 할지에 스스로 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 금융회사는 160조원의 공적자금을 넣어 살린 곳들로 다른 나라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의 피땀인 세금으로 살아난 금융회사가 자기들이 운영을 잘해 이익을 낸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데,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얼마를 배당하라고 하지는 않겠지만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침체가 눈앞에 있는 상황에서 흥청망청해서는 안 된다"며 배당 자제를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카드 수수료 인하 요구에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가격 체계를 규제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우회적으로 카드사들을 압박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